1.03.2014

등용문 ( 登龍門, Rising Dragon )

1. 산 전경(아침)

태양이 산 봉우리 위로 떠 오른다.
어둠이 깔려 있던 산과 시골 집들에 햇살이 비춘다.
(e)새 우는 소리, (e)개 짖는 소리,(e)닭 우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

2. 농가(아침)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평화로워 보이는 한 농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e)아기 울음 소리가 서서히 들려온다.

3. 농가 마당(아침)

(e)아기 울음 소리가 시끄럽다. 마당 한 편에 장작이 실린 지게가 놓여 있다. 한일이 우는 아이를 아낙에게 건네고 있다.
마루에 걸터 앉아 아기에게 젖을 물리려 하는 아낙

아낙 : (앞가슴을 풀며) 응아, 그래 그래 배고프지.
울음을 그치고 열심히 젖을 빠는 아기.
한일 : (멋쩍은듯 고개를 돌린다)......
외양간에서 소에게 여물을 주는 아낙남편이 보인다.
한일 : ......
아낙남편 : (여물을 주며)거 왠만하면 새 장가를 가지 그러나?
한일 : 장가는 무슨...
아낙 : 그렇게 하세요. 불편한 몸으로 애 키우기가 쉽지 않을텐데...
한일 : (머리 긁으며)이 나이에...
아낙남편 : (다가오며)그 나이니까 가라는거여, 더 늦기 전에. 아! 애기도 애기지만, 자네 늙으막에
         생각해야지 (얼굴을 바싹 디밀며) 밤마다 옆구리가 허전 하지도 않어?
한일 : (눈치보며)아니, 이 사람이, 괜한 소리말고 저거나 내리자고,

한일, 한쪽 다리를 쩔뚝거리며 아낙남편과 장작이 실린 지게 쪽으로 간다.
아낙 : (측은히 쳐다본다)......
아낙남편 : 그나저나 힘은 여전하구만, 올 때마다 저렇게 가져오니... (지게를 엎어 뜨리며)
   자네에 대한 소문이 거짓은 아닌가 보구만.
한일 : 소문?
아낙남편 : 그래, 한창땐 이름깨나 날렸다면서. 다리도 그 때문에 그렇게 됐고...
한일 : (외면하듯 장작을 정리한다)어!......
아낙남편 : ......그냥 둬. 쉬엄쉬엄 하지 뭐. 어떻게, 그곳에서 입에 풀칠은 할만 한가?
한일 : (일어서며)지낼만 해. 배추도 제법 먹을만 하고
아낙남편 : 자네 고집도 보통은 넘는구만, 혼자서 무슨 재미로 사나 그래.
한일 : 혼자는 왜 혼자야. 저 녀석이 있지 않나. 마음이 편하면 그곳이 낙원이라더니
     신선이 따로 없지 않은가. 하하하...
아낙남편 : (비꼬듯)신선 같은 소리 하네. 도끼 자루는 괜찮구?
(e)아낙 : 아이구, 그새 잠이 들었네.
가슴을 추수리는 아낙, 잠든 아기의 평화스런 얼굴.
한일, 다가가 아기를 받아 안는다.
한일 : 고맙습니다.
아낙 : 별 말씀을 다 하시네요. 젖 뗄때가 되가는데 보고 싶어 어쩐데요.
아낙남편 : (장난스레) 그럼, 우리 하나 더 가질까?
아낙 : 저, 저 이가 남사스럽게...
부엌으로 황급히 가는 아낙,
아낙남편 : 사람, 아직도 부끄럼이 남아 있나? 하하하...
한일 : 이만 가 보겠네.
아낙남편 : 그래, 그리고 신선 놀음도 좋지만 혹시나 어려운 일 생기거든 언제든지 오라구
       사람일이란 모르는 것이니까.
한일 : 그러지, 잘 있게.
한일, 지게를 지고 가려 한다.
(e)아낙 : 잠깐만요.
아낙, 보자기에 싼 물건을 들고 황급히 다가 온다.
아낙 : 이거 가져 가세요.
한일 : (사양하며)아... 아닙니다. 이 녀석 배불리는 것도 어딘데...
아낙남편 : (지게에 얹어주며) 사양말고 가져가.
한일 : 고맙습니다. 그럼...
아낙 : 살펴가세요.
아낙남편 : 몸 조심하구...
한일, 지게를 지고 아기를 안은채 쩔뚝거리며 문을 나선다.
아낙 : (코를 풀며)에그, 에그. 애기 엄마도 무심하지 저 핏덩일 남겨 놓고 먼저 가다니...에그.
방쪽에서 (e)아기 울음 소리 들린다.
아낙남편 : 만복이 깼나 보네. 어여 들어가 봐.
아낙 : 예, (방으로 가며) 젖이 나올라나...
아낙남편 하늘을 올려본다. 날이 환히 밝아 청명한 하늘이 보인다.

4. 하늘
햇살이 더욱 밝아온다.

5. 산 길
한일, 지게를 지고 아기를 안은 채 산 길을 걷고 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사라지는 한일의 모습.
타이틀 자막...

6. 산 전경
울창한 산림, (pan) 나무들을 따라 산 정상으로 옮겨간다.
(e)소년의 기합 소리가 메아리쳐 온다.

7. 한일집 근처 수련장
나무로 만든 역기, 허공에 매달린 나무토막들이 즐비하다.
(e)소년의 기합소리가 가까워 진다. 나무에 새끼가 둘러 쳐진 곳에 소년 정도가 정권 찌르기를 하고 있다.
정권 찌르기를 하다가 발차기로 바꿔 한다. 한일 그 옆에 작대기를 들고 서 있다.
한일 : 더 힘껏!
한일, 나무의 위치를 가리키면 소년 정도 발을 올려 찬다. 더 높이 가리키는 한일
소년 정도 발이 곧게 펴고 차질 못한다.
한일 : (노려본다)......
소년 정도 지치고 힘겨운듯 숨을 몰아쉰다.
소년 정도 : (일그러지는 표정으로 고함지른다)아악...
소년 정도 양다리에 밧줄이 묶여 있고, 나무를 등지고 앉아 다리 찢기를 당하고 있다.
한일 밧줄의 끝을 잡고 당기다가 고정시킨다.
소년 정도 고통스러운듯 고함지르다 고개를 떨군다. 한일 다가 온다.
한일 : (무표정하게 쳐다본다)......
소년 정도 : (천천히 고개를 들며 노려본다)......
해를 등지고 서 있는 한일의 모습이 검은 나무 기둥 같다.

8. 숲 일각
소년 정도 몸에 겨운 도끼를 들고 나무를 내리친다. 흠집만 조금나며 베이는 나무.
아픈듯 손을 보면, 물집이 터져 손 마디에 핏기가 어려 있다. 다시 도끼를 들고 내리치는 소년 정도.
움푹 패이는 나무, 청년이 된 정도의 모습이다. 다부진 몸매에 땀이 흥건하다.
연속해서 내리치면 나무가 움푹 패이다 쓰러진다.

9. 밭
한일,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쟁기모양의 도구를 잡고 있다.
정도, 손과 발에 밧줄을 묶인 채 쟁기를 끌고 있다. 발근하는 정도의 근육. 정도 무술 동작하듯 쟁기를 끈다.
(e)헬기 소리가 멀리서 들려 온다.
정도 : (손을 흔들며)야~...
한일 : 계속해! 헬기 처음 봐!
정도 : (입을 실룩인다)......
(e)헬기 소리 멀어지고, 정도 쟁기를 계속 끈다. (FO)

10 한일집 마당(아침)
(FI) (e)새 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려온다.
나무로 엮어 만든 한일의 집. 한쪽으로 장작이 쌓여 있고, 요리할 수 있는 솥이며 도구들이 놓여 있다.
나무 의자를 양쪽에 놓고 다리를 올려 벌리고 있는 정도.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있다.
한일 집 안에서 나온다.
한일 : (하품하며) 정도야! 이 녀석이 벌써 갔나? (정도 발견하고)야, 정도야!
정도 눈을 감은 채 꼼짝을 하지 않는다.
한일 : 정도야! 저 녀석이 또...
한일 주위를 둘러보다 작은 돌멩이를 들어 정도에게 던진다.
정도 고개를 숙여 돌멩이를 피하지만, 고개를 까딱이며 졸고 있는 것이다.
두어 번 까딱이다 앞으로 쏠려 떨어진다.
땅에 닿는 순간, 팔을 집고 핸드스프링으로 일어난다.
정도 : (기지개 펴며)아함!
한일 : 야, 이 녀석아. 아직까지 그러고 있었어. 밥 안 먹을거야
정도 : 아버지 코 고는 소리는 한 숨도 못 잤단 말이야
한일 : 이젠 자장가 소리로 안 들리던?
정도 : 자장가 들으며 자야 할만큼 잠이 안 오는 줄 알아요. 맨날 쓸데없이 나무나 차라 그러구,
       오르락 내리락 산만 타라...
한일 : 그만 쫑알대고 어서 갔다와 배고프다.
정도 : (퉁명스레) 알았어요...(입을 실룩거린다)
정도 산 아래로 달려가고, 한일 솥 밑으로 장작을 넣으며 불을 피운다.

11. 폭포
물줄기가 떨어져 넓은 수면을 이루고 있다.
바위위로 나타나는 정도, 개구리폼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공중제비로 다이빙한다.

12. 물속
물길을 가르며 들어오는 정도. 오고가는 물고기 들이 보인다.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정도.
물고기 한 마리가 바지춤으로 들어 간다.
정도 : (당황스레) 읍, 까르륵....

13. 물밖
정도 한 손에 물고기를 들고 한 손으로 바지춤을 잡고 허둥지둥 나온다.
폴짝폴짝 뛰면 바지춤에서 물고기가 떨어진다. 물고기를 잡고 뺨을 치듯 치며 기절시키는 정도.
(e)헬기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온다.
정도 : (손을 흔들며)야~호!

14. 하늘
해를 가르며 지나가는 헬기

15. 숲(나무 사이길)
정도 허리에 물고기 서너마리를 꿰차고 달리고 있다.

16. 헬기 안
밑으로 나무들이 스쳐가고, 흰 옷차림의 백골두목 앉아 있다.

17. 한일집 마당
(e)헬기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리며 흙 먼지를 일으킨다. 한일 문을 열고 나온다.
솥의 불이 먼지에 흔들리며 꺼질듯 말듯 한다.
헬기의 프로펠러가 멈추고, 백골두목과 김비서, 부하 셋이 내려 온다.
한일 : (영문을 모르는듯)......?
백골두목 : (둘러보며) 음, 경치가 좋군 (길게 심호흡을 한다)
한일 : 누, 누구시오?
백골두목 : 오랜만이야. 30년이 조금 못 됐지 아마. 자네도 오는 백발을 막을 순 없었나 보구만. 하하하
한일 : (알아본듯)당, 당신은!
백골두목 : 이런 산골에 살고 있었으니 (부하를 보며) 찾을 수가 없었겠지
부하들 고개를 숙인다.
한일 : 돈을 찾으러 왓다면, 괜한 걸음 한 것 같소. 그 돈은 이미 여러 사람들 손에 넘어 갔으니까.
백골두목 : 벌써 다 썼단 말인가?
한일 : 물가가 많이 올랐잖소
백골두목 : (웃다가 순간 굳어지며) 여기서 돈 쓸데가 어디 있다고
한일 : 산 하나만 넘으면 작은 마을이 있소, 그 곳엔 도시로 향하는 버스가 다니오. 나도 문명 생활이
       뭔지 ,알지 않겠소.
김비서 : 그 돈이 니 놈 돈 인 줄 알아?
한일 : 난 내 몫을 가져간 것 뿐이요.
백골두목 : 몫이라구?
한일의 굽은 다리
백골두목 : 좋아, 어차피 여기 온 목적은 돈 때문이 아니니까!
한일 : ......
백골두목 : 몸은 그렇게 됐어도 머리 속은 병들지 않았겠지? 어려울 것 없을거야.
한일 : 난 이미 세상과 인연을 끊었소.
백골두목 : 여생을 이런 곳에서 마친다면 너무 쓸쓸할거야! 기껏해야 들짐승들의 배만 채우게 될테니까 말이야.
한일 : ......

18. 밭
정도 숨을 몰아쉬며 나타난다. 무성히 자라 있는 배추들.
핸드스프링을 하며 배추를 두어개 캔다.

19. 한일집 마당
한일, 백골두목과 일행들과 대치하며 서 있다.
한일 : 날더러 젊은이들에게 나와 같은 꼴이 되도록 가르치라고?
백골두목 : 부정적으로 생각할 건아니지. 잘만하면 못 다 이룬 자네의 소망을 이룰 수도 있지.
한일 : 아직까지 그런 미친 짓을 하고 있다니...
백골두목 : (굳어지며)결국... 거절한다. 이건가?
한일 : 누추한 곳이라 대접할게 없어 미안하오.
한일 돌아서서 들어가려 한다.
백골두목 : 난 너그러운 사람은 못되지만, 한번 더 기회를 주지?
한일 : (돌아서며)... 잘 가시오.
백골 부하 셋이 한일을 에워싼다.
한일 : (위기를 느낀듯)......!
백골두목 : 빈손으로 갈 수야 없지.
백골 부하 둘과 한일 대결한다.

20. 숲 일각
정도 허리에 물고기를 매고, 배추를 들고 걷고 있다.
(e)늑대의 으르렁 소리가 흠짓 들린다. 정도 멈춰서서 서서히 돌아 본다.
늑대가 으르렁거리며 달려든다. 정도 몸을 피하며 발로 가격한다.
저만치 쓰러지는 늑대.

21. 한일집 마당
한일과 부하 둘과 대결 중이다.(액션)
김비서 : 저...멍청한 놈들.
백골두목, 부하 1을 본다. 부하 1 가슴품에서 표창을 꺼내 한일에게 던지면.
한일 표창을 맞고 쓰러진다.
백골두목 : 쯪쯪, 고집스런 영감 때에 따라 타협 할 줄도 알아야지
백골무리들 헬기로 향한다. 한일 쓰러진 채 꼼짝하지 못한다.
(e)프로펠러 소리가 나고 한일 몸 위로 흙먼지가 날린다.
한일의 손 마디가 꿈쩍인다.
한일 집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헬기.
저만치에서 정도가 늑대를 머리 뒤로 이고 나타난다.
정도 : 아버지...
마당이에 한일의 모습 보이지 않고, 조용하다. 요리하는 곳으로 가는 정도
정도 : 아버지! 나와봐, 이 녀석이 겁도 없이 덤비잖아, 그래서 내가...?(이상한듯)아버지...
정도 집 안으로 들어간다.

22. 한일집 안
나무들로 만들어진 가제 도구들. 허름한 책장의 책들. 침상 밑으로 엎드려 있는 한일.
정도 : (들어서며) 솥에 불도 안 지펴 놓고...(한일을 보고)어? 아버지? 거기서 뭐해?
       (엉덩이를 손으로 툭치며)아버지?
정도 한일의 다리를 잡고 끌어 낸다.
피가 바닥으로 끌리며 한일의 한 손에 표창, 다른 손에 대나무로 짠 가방이 딸려 나온다.
정도 놀라며 덥석 주저 앉는다. 바닥에 끌린 핏자국이 섬뜻하다. (FO)

23. 무덤 앞
(FI)오래된 무덤 옆에 방금 만든 무덤이 놓여 있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정도.
정도 : (무표정한 표정으로)......
정도 대나무 가방을 들고 산을 내려 간다.

24. 시골길
흙먼지를 일으키며 버스 한 대가 길 모퉁이를 돌아 나온다.

25. 버스 안
손님들 한가이 앉아 있고, 기사 운전하고 있다. (e)코고는 소리가 요란하다.
기사 백미러로 뒤를 힐끔본다. 졸고 있던 아저씨 문득 깬다. 코고는 소리는 여전히 들린다.
뒤좌석으로 옮겨가면 자는 꼬마를 안고 있는 아주머니,
맨 뒤좌석에 코를 골며 태평하게 자고 있는 정도.
(e)한일 : 도야! 언젠가 니가 이 글을 본다면 나는 니 에미와 함께 있을게다.

26. 무덤 앞
오래된 무덤 옆에 새 무덤을 땅을 파는 정도
새 옷을 입고 쓰러져 있는 한일의 시신 옆에 대나무 가방이 열려 있고, 낡은 일기장, 편지봉투 2장,
저금통장 작은 통등이 보인다.
(e)한일 : 너를 이런 곳에서 자라게 했던 이 애비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서울에 가서 정신도 태권
         도장을 찾거라. 그 곳 관장에게 내 편지를 보여 주면 널 보살펴 줄 게다.
-------------------------------------------------------------------------------------------------------------

27. 서울 톨게이트
들어가는 차들, 빠져 나오는 차들 즐비하다. 고속버스 한 대가 진입한다.

28. 대교 위
달리는 택시 안에 정도가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바람을 맞고 있다.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위로 대교가 놓여 있고, 정도를 태운 택시가 멀어져 간다.

29. 거리
택시 승차장 옆으로 다가와 멈춰서는 택시. 정도 대나무 가방을 들고 내린다.
정도 : (손 흔들며)감사해, 아저씨
정도 뒤돌아 가려다 철제 대기대에 몸이 걸려 앞으로 고꾸러 진다.
누가 볼새라 얼른 일어나 주위 눈치를 본다.
정도 : 휴...(앞으로 가며)이 근처라고 했는데...
갖가지 간판들이 걸려 있는 건물들 속에 한문으로 써진 [정신도]태권 도장 간판이 보인다.
간간히 지나가는 사람들 속에 학생 한 명이 지나간다.
정도, 학생을 세운다.
정도 : 야! 정신도 태권 도장이 어디냐?
학생 : (이상히 여기며)?? (손으로 가리킨다)
정도 : 감사해!
정도 정신도 태권 도장 간판을 갸우뚱 본다. 한자가 꿈틀대듯 보인다.

30 태권 도장 복도
(e)기합 소리가 들려 온다. 정도 문으로 다가 간다.

31. 태권 도장 안
도권이 무단자들 앞에서 지도 하고 있고, 무단자들 기본 동작을 하고 있다. (액션)
문쪽으로 (e)기합소리와 함께 정권찌르기를 할 때, 정도 들어선다.
정도 가방을 떨구고 방어 자세를 한다.
정도 : (노려보며)하...!?
도권 : 바로!
무단자들 돌아서 원위치 한다. 정도 멋적어 한다.
도권 : 10분간 휴식!
무단자들 흩어지며 휴식을 취한다. 정도를 발견하고 다가 간다.
도권 : 어떻게 오셨습니까?
정도 : 관장 만나러?
도권 : (훑어 보는)......?
정도 : (씩 웃는다)......
도권 : (팔짱을 끼며)관장님은 무슨일로 찾소?

32. 관장실 안
각종 트로피와 상장들이 한쪽 벽면에 즐비하고, 태령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e)노크소리
태령 : 들어와
도권 : (들어서며)관장님, 왠 녀석이 관장님을 좀 뵙겠답니다.
태령 : 녀석?
정도 삐꿈히 들어 선다.
태령 : (다가서며) 무슨 일로 날 찾아 왔지, 젊은이.
정도 꾸벅 인사하고 쇼파로 앉아 대나무 가방에서 편지를 꺼내 건넨다.
도권 가방을 유심히 바라본다. 정도, 도권의 시선을 의식한듯 얼른 가방을 닫는다.
태령 : (편지를 받아 보며) 나사법은 나가봐!
도권 목례를 하고 나간다. 정도 트로피를 보고 다가 간다.
태령 : (편지를 보다)...!! 그럼 니가...
정도 천진스럽게 쳐다 본다.

33. 도로 위
태령 자가용을 운전하고, 정도 옆에 앉아 연신 밖을 본다.

34. 횡단보도
빨간 신호등에 멈춰서는 태령차.
사람들 횡단보도를 건너고, 엄마 손에 이끌려 가는 한 꼬마가 정도와 서로 손 흔들며 인사 나눈다.
태령, 정도를 물끄러미 쳐다 본다.
(e)한일 : 태령, 오랜만일세. 늦었지만 수진과의 결혼 축하하네. 이 편지를 가져가는 녀석이 내 아들
        정도 일세. 옛 정을 생각해서 돌 봐 준다면, 지하에서나마 고맙게 생각 하겠네.
신호등이 녹색등으로 바뀌고 태령차 출발한다.

35. 태령집 앞
태령차 다가와 멈춰 선다.
태령 : 다 왔다. 내리거라.
정도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 본다. 태령 대문으로 다가가 벨을 누른다.
(e)수진 : 아니, 당신 벌써 오세요.
정도, 태령 쪽으로 다가 온다.
태령 : 응. 귀한 손님이 왔어. 정도야 들어가자.
정도 : 네.
정도, 태령 따라 들어가려다 인터폰을 눌러 본다.
(e)수진 : 어서와요.
정도 놀라며 허둥지둥 들어 간다.

36. 태령집 마당
넓은 잔디가 마당에 깔려 있고, 개 한마리가 들어 오는 태령을 반긴다.
아담한 이층의 태령집을 이상히 쳐다 보는 정도
정도를 향해 으르렁 거리는 개.
태령 : 해피 가만 있어! 얌전히 있으라니까!
정도 방어 자세를 취한다. 태령에 의해 진정되는 개.
태령 : 정도야 괜찮으니 어서 들어가자.
집 문으로 나오는 수진
수진 : 여보, 누구...?
태령 : 응, 정도야, 인사드려라 아주머니다.
정도 고개를 푹 숙여 꾸벅 인사한다.
수진 : (어떨결에)네...?

37. 정도방
문이 열리며 태령, 정도 들어 선다.
텅 비어 있는 방 안, 큰 창문으로 마당이 보인다.
태령 : 앞으로 이 방을 쓰도록 해라. 쓰지 않던 방이라 이렇다만, 내일 방을 꾸며 줄테니,
       오늘 밤만 참으렴. 괜찮겠지?
정도 : 예...저 그런데...
태령 : (나가려다)왜?
정도 : 우리 아버지와는 어떻게...?
태령 : (망설이듯)으...응. 차차 말할 기회가 오겠지, 오느라 피곤 했을텐데 씻고 쉬고 있으렴.
태령 방을 나간다.
정도 :......?

38. 태령 안방
태령 문을 열고 들어 선다. 수진이 화장대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태령 : (어깨에 손을 얹으며)여보, 당신 마음 알아. 하지만, 어쩌겠소. 이제 그만 응.
수진 눈물을 멈추지 못한다.

39. 아래층 화장실 안
정도, 샤워를 하고 있다. 작은 통을 열어 소금을 손에 묻혀 이를 닦는다.
샤워기로 입 안을 헹구며 그대로 삼킨다.
수건으로 닦으며 나오다 비데를 보고 의아해 한다. 비데를 만지작거리다 물줄기가 나오면 마신다.

40. 거실
수건으로 앞만 가린채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정도 이층으로 올라 간다.
수진, 안방에서 나오다 이층으로 오르는 정도를 본다.
수진 : (쿡 웃는다)크...!

41. 정도방
정도, 들어서며 벗어 놓은 옷의 냄새를 맡아 본다.
정도 : 아직 입을 만 하네.
(e)노크 소리, 정도 다가가 노크를 한다. 다시 들리는 (e)노크소리에 정도도 노크한다.
(e)수진 : 들어가도 되니?
정도 : 네. (황급히 문고리 잡으며)아, 아니요 잠깐만요.
옷을 입는 정도.
(e)수진 : 옷 놓고 갈테니 갈아 입으렴.
정도 : 옷요? 여기 있는데...

42. 거실
도망치듯 뛰어 들어 오는 태극
(e)혜령 : 야! 너 거기 안 서!
태극 : 엄마
혜령 뒤를 쫒듯이 들어 온다.
혜령 : 이게 누나 알기를 햄버거 속의 양배추로 알아. 너, 일루 안와!
쇼파를 사이에 두고 서로 옥신각신 한다.
태극 : 잡아봐라 메롱. 엉덩이가 무거워서 어려울 걸.
혜령 : 야! 너 잡히기만 해봐. 그 날로 인생 굿바이 인줄 알아
태극 : 굿바이인지 굿모닝인지 두고 봐야지
수진 이층에서 내려 온다.
수진 : 왜 또 그러니?
태극 수진 뒤로 몸을 숨긴다.
태극 : 엄마, 누나 좀 말려줘
혜령 : 일루 안 와 비겁하게 엄마 뒤로 숨냐?
태극 : 작전상 후퇴야
수진 : 이번엔 무슨 일이야?
태극 : 몰라요. 누나가 괜히.
혜령 : 괜히? 야, 너 아까 해피한테 뭐라 그랬어?
수진 : 뭐랬는데?
태극 : 들어오는데, 해피가 누날보고선 슬슬 피하잖아
수진 : 그래서?
혜령 : 글쎄, 저 녀석이 내가 천방지축 왈가닥이라서 그런다잖아요.
태극 : 내가 틀린말 했나, 뭐.
수진 : 겨우 그걸로 이 난리야?
혜령 : 평소 누나 알기를 굴러가는 쇠똥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는거 아니에요.
태극 : (코를 막으며)으...냄새!
혜령 : 저게...
태령 : (안방에서 나오며)우리집에 성악하는 사람 있나?
혜령 : 아, 아빠! 어, 언제 오셨어요. 아직...
태령 : 왜? 내가 방해라도 됐냐?
태극 : (꾸벅 인사하며)학교 다녀 왔습니다.
태극 뒤돌아 방에 들어 가려 한다.
태령 : 태극아!
태극 : (죄지은듯)네?
태령 : 이리와 앉아!
태극 꾸중 들을듯 고개를 숙이며 쇼파로 앉는다. 혜령 눈치보며 이층으로 올라가려 한다.
정도 계단에서 삐꿈히 내려다 보고 있다.
태령 : 혜령이도!
혜령 : (돌아서며)예? 저,저녁에 할 일이 있는데요.
태령 : (엄한 표정으로)그래서?
수진 혜령에게 눈치 준다.
혜령 : 아, 아니에요. 바쁠거 없어요.
혜령 쇼파로 가며 앉아 있는 태극의 뒤통수를 친다.
태령 : 여보, 정도 좀 내려 오라 그러지
수진 : 예
태령 : 너희들에게 귀한 손님을 소개해 줄테니 앞으로 한 식구처럼 사이좋게...
(e)수진 : 여보!
태령,혜령,태극 돌아 본다. 정도 헐렁한 옷을 입고 수진 옆에 서 있다.
혜령 쿡 웃는다.
태령 : 옷이 좀 큰가 보군
수진 : 그러게요.
태령 : 인사들 나누거라. 혜령이에겐 오빠뻘이 될게다.
혜령 고개 숙인듯 만듯 눈 인사한다. 태극 다다가 소매를 만진다.
태극 : 아빠 옷이네. (손 내밀며)나 신태극. 형은?
정도, 태극이 내민 손을 한바퀴 돌리며 악수한다.
정도 : 정...도.
혜령 : 누구에요. 아빠.
태령 : 응, 너희들도 알지. 정 한일 아저씨라고 아빠의 옛날 친구, 그 친구의...
혜령 : 아! 아빠와 시합해서 다리 불구가 됐다던 그 아저씨!
수진 : (나무라듯)혜령아!
정도 놀란듯 태령을 노려 본다.
태령 : (눈을 피하며)음...
정도 이층으로 올라 간다.
혜령 : 죄...죄송해요. 아빠.
태극 안된다는듯 고개를 가로 젖는다.

43. 주방 (저녁)
수진 저녁 준비를 하고 있다.

44. 정도방(저녁)
태령, 정도 마주 앉아 있다. 정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태령 : 30여년 전이었다. 너의 선친과 난 태권도를 함께 수련했었다. 우린 서로의 기량을 겨루며
꿈을 키워 갔어. 헌데, 언제부턴가 그 친군 웃음을 잃어 가고 있었어. 승부욕에 집착한 나머지
어떤 방법으로든 최고가 되고 싶어 했지.
정도 : (고개 떨군채)......
태령 : 나중에서야 암흑가와 손 잡고 도박경기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
정도 : 그럴리 없습니다.
태령 : 믿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점수에 의해 승부가 정해지는 시합으론 약해 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거야. 하지만, 그건 그 친구의 생각이었지 도박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아니었어...

45 시합장(회상)
조명빛이 링 위로 비추고, 사람들의 환호 속에 젊은 태령과 한일이 시합 중이다.
한쪽엔 백골두목과 무리들이 앉아 있고, 맞은편에 다른 조직들이 앉아 있다.
젊은 모습의 수진이 링 가까이에서 애처러워 하고 있다.
수진 : 제발 그만 좀 해. 이럴 것까진 없잖아 제발.
태령 : 한일아, 임마. 아직도 모르겠어 넌, 이용 당하고 있는 거라구.
한일 :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어. 자, 어서 너의 실력을 발휘 해봐.
수진 : 그만해, 태령씨
태령 : 내가 자초한  시합이지만 이 경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저 사람들이 니 마음을 알기나 할 것 같애
한일 : 미련한 녀석.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중요한 지도 모르는군.
태령 : 너야말로 중요한게 뭔지도 몰라 이 자식아!
한일 : 그럴까?...링에 올랐을 땐, 당당하게 내려가는게 누구냐 하는거 아니겠어
태령 : 너란 녀석이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결심한듯)좋아, 예전의 니 모습을 찾을 수 없다면,
     그 잘난 콧대를 부러뜨리는 수밖에.
한일 : 말처럼 쉬울까. (공격하며)야!
태령,한일 대결한다 (액션)
수진의 말리는 모습은 군중의 환호성에 묻힌다.
한일 날아 올라 공격하다 링 줄에 발이 걸려 링 밖으로 떨어지면서 다리가 꺾인다.
수진 : (놀라며)아...악!
태령 링 밖으로 내려와 한일을 부축한다. 한일의 다리가 큼찍스럽다.
태령 : 한일아! 구급차...누가 구급차 좀 불러. 한일아!
몰려드는 군중들 속으로 묻히는 태령과 한일.

46. 병실 앞 복도(회상)
의사와 간호사 달려 가다 한 병실로 들어 선다.

47. 병실 안(회상)
한일, 한쪽 발에 기브스를 한채 몸부림치고 있고, 태령이 그런 한일은 진정시킨다.
수진은 옆에서 울먹이고 있다.
들어서는 의사와 간호사
한일 : 놔, 내 다리 내 다리가 움직이질 않아
태령 : 가만 좀 있어. 수술 자리가 터진단 말이야
간호사 안정주사를 준비한다.
의사 : 진정하세요. 이러시면 안됩니다.
한일 : (의사를 붙들며)내 다리 어떻게 한거야. 왜 움직이질 않는거야 왜?
수진 : 한일씨...
의사 : 잘못되면 영영 불구가 될지도 모릅니다. 간호사!
간호사 한일의 엉덩이에 주사를 놓는다.
한일 : (태령을 붙들며)잘들어. 아직 우리 시합은 끝나지 않았어. 니가 이긴 걸로 착각하지마
태령 : (맞붙들며)이 바보야. 아직도 모르겠어. 넌, 이제 두번 다시 태권도를 할 수 없단 말이야!
한일 : (힘없이)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아직은...아직은 안돼, 안돼!
병실안 불빛이 희미해 진다.

48. 뒷골목(밤)(회상)
너저분고 허름한 뒤골목으로 목발을 짚은 한일 소주병을 나발 불며 비틀 거린다.
(e)태령 : 그 후 한일은 폐인이 되다시피 자신을 포기 했었다. 더 이상의 꿈도 희망도 없다고
        생각 한거야
한일 취중에 결심한듯 앞으로 나선다.

49. 백골파 사무실(밤)(회상)
문이 부서지며 부하 한명이 넘어지고, 목발 짚은 한일 들어 선다.
부하2 : 뭐야!
부하 서너명이 테이블위의 돈을 구분하고 있다.
한일 : 내 몫을 받으러 왔다.
부하들 비웃는다.
부하2 : 몫? 무슨 몫!
한일 : 이렇게 된데 대한 보상이 있어야잖아?
부하2 : 이 병신 새끼가 어디서 큰 소리야. 야, 끌어내
부하들 달려들고 한일 제압한다(액션)
부하들을 모두 제압한 한일 미친듯 돈을 쓸어 담는다.
천장의 전등이 흔들린다.

50. 정도방(저녁)
태령, 창문으로 박을 바라 보고 있고, 정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정도 옆에 앉는 태령
태령 : 그 이후로 한일의 소식은 듣지 못했다.
정도 : ......
태령 : (어깨에 손을 얹으며)난, 지금까지 한일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단다. 그래서, 도장을 차렸을 때도
     우리 세사람의 성을 따서 정신도라 이름 지었던 것이고...
정도 : (고개를 들며 본다)......
태령 : (고개를 끄덕인다)......
(e)노크 소리
태극 : (고개 내밀며)아빠, 저녁 드시래요.
태령 : 오냐, 시장하지 나가자.
태령, 정도 일어서 나선다. 태극 정도에게 다가가 정도 팔을 잡는다.
태극 : 형! 우리 엄마 솜씨 (엄지 손가락 꼽으며)이거다.
태령 : 녀석.

51. 주방 (저녁)
식탁 위로 수북한 음식들. 수진 마무리 음식 준비를 한다.
태령, 정도, 태극 들어 선다.
태령 : 야, 이거 당신 무리하는거 아니야
수진 :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어여. 앉으렴
정도 : 예.
태령 : 혜령인?
수진 : 옷 갈아 입고 내려 온데요.
태극 : 형 내 말이 맞지?
혜령 : (들어오며)와! 상다리 부러지겠네.
정도 식탁 다리로 내려다 본다.
태극 : 누나, 집에 있을 땐 엄마 손 좀 거들어 드리고 그래라, 그래야 살림하는 것도 배우지
혜령 : 걱정도 수준에 맞게 하셔. 쪼그만게 뭘 안다고...
태극 : 모르는거빼곤 다 안다뭐. 나도 장차 한 집안의 가장이 되실 몸인데...
혜령 : 누가 올건지 걱정이 앞선다.
수진 : (앉으며)그러는 니가 더 걱정이다.
혜령 : 엄만, 때가 되면 어련히 안 할까봐
태령 : 그때가 언젠지 무척 기다려 지는구나.
태극 : 개구리 새끼 날때쯤일 걸요.
정도 : 개구리 새끼 있어, 올챙이
혜령 : (어이없는듯)큭큭...
태극 : (속삭이듯)형, 개구리는 알을 낳지 새끼 낳지 않아.
태령 : 자, 어서 먹자.
태극 : 형 먹자.
정도 : 응
정도 식탁위의 음식을 둘러본다. 그런 정도를 바라보는 태령 식구들.
정도 고기를 들어 냄새를 맡아본다.
혜령 : (의아하게 본다)......?
정도 고기를 음미하듯 씹다가 허겁지겁 밥을 먹기 시작한다. 태령 수진 흐뭇히 보다가 식사를 시작하는데
정도 게걸스레 먹어댄다. 반찬이 순식간에 동나고, 멍하니 정도를 바라보는 식구들.
정도 : (국을 마시며 트림한다)크악...
수진 : 밥... 더 줄까?
정도 : (손을 저으며) 우리 아버지가 많이 먹으면 안 좋탰어요.
혜령 : (기가 찬듯)...??

52. 윗층 화장실 안
혜령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들어 온다.
혜령 : 걸신들린듯 먹어대는 꼴이라니. 어휴, 어떻게 저런 촌뜨기랑 같이 살아...(양치 하며)가만,
       혹시 오빠라고 득세하면 어쩌지? 그랬단 봐라 내가 가만있나

53. 태령집 마당(밤)
대문 앞 가로등 불빛이 마당을 비추고 있다.
꼬리치는 해피, 태극이 음식 담긴 그릇을 들고 다가 온다.
태극 : 앉아!
앉는 해피
태극 : 일어서!
앉은 채 있는 해피
태극 : 안 일어나? 밥 안 준다.
일어나며 꼬리치는 해피
태극 : (밥주며) 좋았어.
태극 정도의 이층방을 올려 보며 오락 가락 하는 정도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54. 정도방 (밤)
배를 움쿼쥐고 왔다 갔다 하는 정도, 방을 나간다.

55. 거실(밤)
이층 계단으로 내려 오는 정도, 화장실로 간다. 문고리를 당기지만 열리지 않는다.
(e)태령 : 아빠 있다.
정도 안절부절 한다.
수진 : (주방에서 나오며) 이층에도 화장실 있는데.
정도 : 예? 고맙습니다.
정도 황급히 이층으로 오른다.
수진 : 호호호.

56. 혜령방(밤)
정도 문을 벌컥 연다. 침대위로 옷이 어지려져 있고, 화장대위 화장품들. 혜령의 사진이 벽면에 붙어 있다.
정도 : (둘러보며)어? (냄새가 나는듯)킁킁...(엉덩이를 감싸며)윽...
정도 문을 닫는다.

57. 윗층 화장실
정도 문을 벌컥 연다. 혜령 머리에 수건 두르고, 양치를 하며 변기에 앉아 있다.
정도와 눈이 마주치고 서로 멍하니 쳐다 본다.
혜령 : 아악...
정도 황급히 문을 닫는다.
혜령 얼굴이 푸르락 누르락 한다.
혜령 : 아니 뭐, 저런게 다 있어?
정도 : (벌컥 문 열며)나 급해!
혜령 : (고함치며)나가!!
정도 문을 닫는다.

58. 윗층 화장실 앞
정도 문을 닫고 생각한다.

59.아래층 화장실(회상)
정도 s#39에서 비데를 눌러 쏟아 오른 물줄기를 입을 벌려 마시려 한다.

60.윗층 화장실 앞
정도 황급히 입을 막는다. 다른 손으로 엉덩이를 감싸며 아래층으로 내려 간다.

61. 태령집 전경 (밤)
해피, 자려는듯 엎드려 있고, 정도 방의 불이 꺼진다. 안방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다.

62. 안방(밤)
수진 화장대에 앉아 나이트 화장을 한다. 태령 잠옷 차림으로 들어 온다.
수진 : 속은 좀 어떻대요?
태령 : 지 아버지를 닮았는지 몸은 튼튼 하더군. 허허...
수진 화장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다.
태령 : (침대에 기대며)...여보.
수진 : (생각에 잠겨)......
태령 : 여보?
수진 : 예? 왜요?
태령 : (능청맞게)당신 뒷모습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수진 : (피식 웃으며)당신은...
태령 : 고마워
수진 : 뭐가요?
태령 : 정도에게 잘 해 줘서 말이야
수진 : 당연한거 아니에요. 손님인데...
태령 : 그래도 당신에겐 힘들었을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일이 그 친구...
수진 : (말 막듯)여보! 그 사람 애기는...
태령 : 이제 편하게 얘기 할 때도 되지 않았오
수진 : 지금껏 잊고 살다가, 다시 생각한다는게 새삼스럽지 않아요
       (울먹이듯)그 사람, 그런 사람 다시 생각한다는 자체가 싫어요.
태령 : (다가가)알았오. 미안하오 내 생각이 짧았구만
수진 : (진정하며)아, 아니에요. 제가 괜히
태령 : 어서 잡시다. 내일 정도방을 꾸밀려면 당신도 바쁠텐데.
수진 : 예, 먼저 주무세요. 마저 하고 잘께요.
태령 침대로 가서 눕는다.
수진 : (생각하듯)......
수진 거울을 바라 본다.

63. 한일 자취방안 (밤)(회상)
젊은 수진 손거울로 얼굴을 살핀다. 작은 창문이 하나 있고, 허름한 살림 도구가 있다.
불을 켜지 않은 방안으로 달빛이 들어오고 있다.
젊은 한일 문을 열고 들어 온다.
수진 : (일어나며) 한일씨!
한일 : 왜 또 왔어. 돌아가!
수진 : 그거 알아. 요즘 한일씨 이상해진거
한일 : 이상할 거 없어. 이게 정상이니까
수진 : 그럼, 우리 결혼은...그것도 정상으로 할 수 있는거야?
한일 : 그건, 좀 더 두고 봐야겠어. (돌아서며)지금은 내 인생 중에서 가장 중요한 때야
수진 옷을 벗는다.
한일 : 지금 상태로선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 수진이 네겐(돌아서며)무...무슨 짓이야?
수진 브래지어를 떨군다.
수진 : 내게 있어선 지금이 제일 중요한 때야
한일 : (보는)......
수진 : 한일씨...
한일 : (돌아서며) 옷 입어 바보처럼 굴지 말고.
수진 : 여자한테 제일 자존심 상하는게 뭔지 알아?
한일 : (돌아선채)난, 그런거 몰라. (나가며)돌아가.
한일 밖으로 나간다. 수진 주저않아 흐느낀다.

64. 한일집 창문밖(밤)(회상)
(e)수진의 흐느끼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온다.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젊은 태령.

65. 언덕(밤)(회상)
한일, 밤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e)태령 : 야! 정한일!
한일 : (반기며)언제 왔냐?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알고...
태령 다가가 주먹을 날린다. 한일 맞고 쓰러진다.
태령 : 너 그렇게 잘났냐? 잘나서 수진일 저렇게 비참하게 만드는거야. 엉
한일 : (빰을 맞지며)내 짐작이 맞았군
태령 :...?
한일 : (일어서며)니가 와 있을 줄 알았지. 내가 모르고 있는 줄 알아. 너도 나만큼이나 수진일
     사랑하고 있다는거.
태령 : 그래,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수진인 내가 아닌 너, 정한일 너를 사랑한다는거야
        그런 수진일...
한일 : 건방진 소리 하지마 임마.
태령 : 뭐?
한일 : 신태령 너 말이야. 혹시 부잣집 아들이 니가 가난뱅이인 내게 진다는 것이 억울하고 분한거 아니야?
태령 : 미친놈. 그래도 너를 친구라고 생각 했었는데.
한일 : 경고하는데, 내 인생에 허락도 없이 끼어들 생각말어
한일 뒤 돌아 간다.
태령 : 야! 정한일!
한일 : (멈춰서는)......
태령 : 너 백골파의 수하가 되었다지
한일 : 수하? 후후 난, 누구의 종이 될만큼 충성심이 강하질 않아
태령 : 그렇게하면 니 꿈이 이루어질 것 같애?
한일 : 두고 보면 알겠지
태령 : 그렇게 해서라도 최고가 되고 싶냐?
한일 : (뒤돌아 서며)물론...
태령 : 그럼 내가 도와 주지 (달려들며)야!
태령, 한일을 공격한다. 몇 번의 헛주먹과 발차기가 오가고, 한일은 피하기만 한다.
한일, 핸드스프링으로 멀리 떨어진다.
한일 : 힘을 아껴두라구 기회는 찾아오기 마련이니까. 하하하
태령 분이 안 풀리는듯 쳐다 본다.

66. 정도방(밤)
태령 문을 열고 삐꿈히 안을 본다.
정도 이불을 걷어 찬채 코를 골며 험악하게 자고 있다.
(e)태령 : 그때 좀 더 잘 했어야 했는데...
태령 정도에게 이불을 덮어 준다. (FO)

67. 태령집 마당
(FI) 해피가 밥을 먹고 있다.

68. 거실
태령, 출근 차림으로 안방에서 나온다. 수진 뒤 따른다.
태령 : 간단히 해 놓고 나오라구. 오랜만에 단 둘이 외식도하게
수진 : 알았어요
태극 : (구두 내밀며)아빠 다 됐어요.
태령 : 야, 이거 파리가 낙상하겠는데
반짝이는 구두, 혜령 이층에서 깡총거리며 내려온다.
혜령 : 아빠, 지금 나가세요.
태령 : 그래,
혜령 : (애교부리며)아빠~아.
수진 : 왜 또?
태극 : 용돈 타령이구나!
혜령 : 넌 좀 빠져 줘.
태령 : (생각난듯)아, 그렇지
태령, 지갑을 꺼내 수표를 몇장 꺼내 준다.
혜령 :와! 이렇게나.. 고맙습니다.
수진 : 아니, 무슨 돈을 그렇게 주세요.
태령 : 정도랑 쇼핑하라고 주는거야. 시내 구경도 시켜주고...
혜령 : 예? 싫어요.
수진 : 싫긴 왜 싫어.
정도 이층에서 내려 온다.
혜령 : 그렇잖아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촌티가 쭉쭉흐르는 그런 사람하고 어떻게 같이 다녀요.
태령 : 그러니까, 같이 나가서 견문 좀 넓혀 줄라는거 아니냐, 정 싫으면 그 돈 압수다.
태극 : 아니에요. 아빠. 저 혼자서라도 갈께요. (정도보고)형, 우리 쇼핑가자
정도 : 쇼핑?

69. 거리
혼자서 터벅터벅 앞서 걷는 혜령, 뒤따르는 정도와 태극 손을 잡고 걷는다.
태극 : 형 어디 가고 싶어?
정도 : 글쎄
혜령 : 가긴 어딜가. 나만 따라와
정도 : ...?

70. 미용실
정도, 미용사에게 머리를 깍이고 있다. 혜령 잡지를 보고, 태극은 팔을 괴고 정도를 본다.
정도 머리를 뒤로 돌려 태극을 보려다 미용사가 정도 머리를 바로 한다.

71. 백화점안 (몽타주)
쇼핑하는 혜령, 정도, 태극 .옷코너에서 옷을 입어 본다.
에스켈레이터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정도, 태극
마네킹에 부딪힌 정도 꾸벅 인사한다.

72. 놀이 공원 (몽타주)
바이킹, 청룡열차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놀이 기구를 타는 정도,혜령,태극.

73. 놀이 공원 벤치
얼이 빠진듯 앉아 있는 정도,혜령,태극

74. 도깨비집 안(상상)
정도,혜령,태극 조심스럽게 어둠 속을 걸어간다.
갑자기 정도 앞에 도깨비가 나타나고 기절하는 정도. 웃는 혜령
(e)태극 : 누나?

75. 도깨비집 앞
미소짓는 혜령
태극 : 누나
혜령 : 으..응
태극 : 안 들어가?
정도 : (보는)......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 혜령, 태극.

76. 도깨비집 안
혜령,태극 조심스레 걷는다. 정도 여기저기 만져보며 뒤따른다.
혜령 : 남자가 앞장서야지. 앞장 서!
정도 : 응...
갑자기 나타나는 도깨비를 정도 발로 차버린다.
혜령 : ...?
정도 가다가 갑자기 뒤돌아 혜령과 태극 놀래킨다.
정도 : 와악!
혜령 : (놀라며)악!
혜령 옆에서 튀어나오는 도깨비. 혜령 놀래며 정도에게 폴짝 안긴다.
혜령 : 악!
정도 : (멎적어 한다)......

77. 도깨비집 출구
정도, 태극 손을 잡고 나오다 뒤 돌아보면, 혜령 분하고 놀란 가슴에 울며 나온다.

78. 모형 자동차 연습장
혜령이 정도의 차를 마구 박는다. 정도 요령을 터득해서 혜령차를 박는다.
혜령 분해하고, 정도는 웃는다.

79. 거실(저녁)
태령, 수진 와인을 마시며 나란히 앉아 있다.
태령 : 오늘 수고 많았어, 당신
수진 : 수고는 당신이 더 하셨죠.
태령 : (음흉하게)...당신 샤워 할때 뭘 쓰지?
수진 : 왜요? 이상해요?
태령 : 아니 향기가 좋아서.
수진 : 당신은...
태령 : (능청스레)피곤하지 않아?
수진 : 피곤하심 들어가서 눈 좀 부치세요.
태령 : (안으며)나 말고 당신 말이야.
수진 : 애들 기다려야죠
태령 : 열쇠 가져 갔을거 아냐?
수진 : 늦을지 모른다고 그냥 간다고 했어요.
태령 : 그럼 더 안심이구.(끌어 당기며)이리와 봐
수진 : 이 이가..
(e)인터폰 소리
수진 : (일어서며)애들 왔나 봐요.
태령 : 시간 한번 잘 맞추는 군.
수진 : (인터폰 들며)이제 오니?

80. 화상 인터폰 - 대문 앞(저녁)
태극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태극 : 네, 엄마!
정도 얼굴을 쓱 내민다.
-----------------------------------------------------------------------------------------------------------

81. 백골파 사무실(저녁)
백골두목, 성내며 들어오고 뒤따라 김비서 파일을 들고 들어 선다.
화려한 사무집기들이 보인다.
백골두목 : 그 놈들 모두 한통 속들 아니야. 그렇지 않고서야 첫날 밤 넘긴 새 신랑처럼 힘 한번 제대로
         못 쓰고,  그렇게 쓰러 질 수 있는냐 말야.
김비서 : (죄스러운듯)하지만, 다음 번엔...
백골두목 : (앉으며)다음? 다음, 다음 한게 벌써 몇번 째야. 그 동안의 손해는 고사하고, 그 놈의 쾌감에
         젖은 미소를 생각하면 마누라의 터져나온 뱃살처럼 역겨워 미치겠단 말이야.
김비서 : ......
백골두목 : 다음 시합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놈들은 어때 잘들 하고 있나?
김비서 : 예, 감시를 붙여 꾸준히 연습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백골두목 : 어떤 놈들 이지?
김비서 파일을 열며 설명한다.

82. 백골파 체육관
한쪽 벽면이 전신 거울로 되어 있고, 최신 운동기구들 즐비하다.
나기차, 한쪽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다.
(e)김비서 : 전직 미들급 권투선수 나기차.
브러더 형제 아령을 들어 올리고 있다.
(e)김비서 : 형제 레슬러 브러더
박판수, 글로브를 끼고 샌드백을 발과 손으로 친다.
(e)김비서 : 킥복서 7년 경력의 박판수
부하1, 한쪽에서 단검을 돌려며 의자에 앉아 있다.
(e)형브러더 : 야! 넌 왜 훈련 안해?
부하1 : (들은체 만체)......
동생브러더 : 저 자식이, 야 임마, 말이 말같지 않아?
박판수 : 그 친군 우리와 달라
형브러더 : 다르다니, 뭐가? 빼빼 말라 가지고...
박판수 : 우리처럼 시합은 하지 않거든.
동생브러더 : 시합을 않다니? 그럼 왜 여기 있는 거야?
나기차 : 코치 없는 선수 봤나?
형브러더 : 코치? (의아하게 보며) 설마...
박판수 : 맞아, 우리들의 식사며 빨래 기타등등을 맡고 있지
비웃듯 웃는 모두들. 부하1 일어선다.
백골두목과 김비서 들어 온다. 부하1 꾸벅 인사한다.
김비서 : 연습들 않고 뭐하는 거야.
나기차 : 우릴 부하 취급하지 마슈. 어디까지나 상금 때문에 여기 있는 거니까
백골두목 : 내가 투자하는 액수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 훈련이나 열심히 해! 이기기만 하면 특별 보너스
          를 기대해도 좋으니까.
백골두목, 김비서 나간다. 서로 의미 심장에게 바라보는 선수들. (FO)

83. 태령집 마당 (아침)
(FI) 혜령, 에어로빅 옷을 입고 카세트를 틀어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을 한다. 육감적인 몸매다.
해피 쳐다 본다.

84. 정도방(아침)
(e) 혜령이 틀어 놓은 음악 소리.
태극이 침대에서 자고 있고, 단촐하게 꾸며진 방안. 바닥에서 큰 대자로 자고 있던 정도 음악 소리에
주섬 주섬 일어 난다.
정도 : 응? 무슨 소리지?
태극 : (깨며)또 시작이군. 한동안 뜸하다 했지.
태극 정도를 이끌며 창가로 간다.
태극 : 형. 이리와 봐.

85. 태령집 마당 (아침)
혜령, 에어로빅 옷에 땀이 맺힌다. 정도방 창가로 고개 내미는 정도와 태극.

86. 정도방(아침)
정도 태극 창문을 통해 마당의 혜령을 보고 있다.
정도 : 뭐 하는 거야?
태극 : 에어로빅 하는거야. 며칠간을 저 난리를 또 봐야 겠네.
물끄러미 보던 정도 아랫도리가 이상하다.
정도 : (바지춤을 잡으며)으...
태극 : 왜 그래? 형.
정도 : 응. 나, 변...화장실 좀 갈께.
정도 엉거주춤 방을 나간다.

87. 태령집 마당 (아침)
혜령, 숨을 고르며 운동을 마치고 카세트를 끈다.
정도, 태극 운동복 차림으로 나온다.
태극 : (놀리듯)누나, 체중계가 또 불안했나 봐.
혜령 : (본체만체)신경꺼.
정도 : (씩 웃으며) 잘 잤어?
혜령 : 못 잤어. 밤새 교통 사고 당하느라고...
정도 :...?
혜령, 카세트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 간다. 정도 그런 혜령의 뒷모습을 본다. 요염하다.
태극 : 형? 혀...엉 운동 안가?
정도 : 으...응

88. 까페안
까페안 사람들 속에 혜령과 그 친구들 각기 다른 음료수를 놓고 이야기 중이다.
선희 : 어머머, 왠일이니. 그래서?
혜령 :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그 때의 황당한 기분이라니. 빨간 날 노 팬티로 나왔을 때와 같더라니까.
애린 : (주위 보며)어머, 얘
미란 : 호호호. 웃긴다. 야. 청학동 사람들 얘긴 들어 봤지만, 이건..
혜령 : 야, 청학동 사람들 이라구 세상과 완전히 들지고 사는 줄 아니, tv, 냉장고, 오디오 있을 건 다 있다.
선희 : 맞아, 애들한텐 영어까지 가르친다더라.
미란 : 누가 뭐래. 이를테면 그렇단거지. 애들은 내가 그것도 모를까봐.
애린 : (찬양하듯)이 각박한 세상에 아직도 그런 순진 무구한 사람이 있었다니.
혜령 : 제 또, 상상의 날개를 펼치려 하네. 꿈 깨라...
선희 : 그 사람, 그 정도면 그것도 모르겠네.
혜령 : (음료수 마시며) 그거라니?
선희 : 섹스 말이야.
혜령 마시던 음료 빨대를 훅 분다.

89. 태권 도장 전경(ins)

90. 도장안
(e)음악 소리. 정도 음악 소리에 맞춰 밀대질을 하고 있다. 점차 무술 동작처럼 밀대질을 한다. (액션)
혜령과 친구들 들어 선다.
(e)혜령 : 어서 들어와.
정도 카세트를 끄며 들어서는 친구들을 본다.
혜령 : 아빠 계셔?
정도 : 잠깐 나갔다 오신댔어.
선희 : (서로에게)야, 생긴 건 그럴듯 한데.
혜령 : 내 친구들이야.
친구들 : 안녕하세요.
정도 : (씩 웃으며) 안녕.
정도 손을 내밀며 악수하려 한다. 친구들 의아해 한다.
혜령 : 숙녀가 손 내밀기 전엔 악수 하는거 아냐.
정도 멋적게 손을 뒤로 한다.
선희 : 전 강 선희에요.
애린 : 저는 유 애린이에요.
정도 : .......
미란 : 전 미란이에요. 서 미란.
정도 : (머뭇하듯)전 정도. 그냥 정...도.
혜령 : 각자 소개 끝났지. 들어가자
혜령과 친구들 관장실로 들어간다.

91. 관장실
혜령과 친구들 끼득대며 들어 온다.
선희 : (트로피를 발견하며)와 니네 아빠 경력이 화려 하구나.
애린 : 어머, 정말.
혜령 : 말 했잖아. 태권도 관장이 뭐 스타 탄생처럼 하루 아침에 되는 건 줄 아니.
선희 : 근데, 도권씨 것은 어디 있니. 니네 아빠 것 뿐인데.
미란 : (살펴보다) 정말!
혜령 : 도권씨 것은...도권씨 집에 있지. 여긴 아빠 사무실이잖아.
애린 : 혜령인 좋겠다. 든든한 사범하고 데이트도 하구...
선희 : 왜? 넓은 가슴팍에 확 머리라도 쳐 박고 싶냐?
애린 : 애는 말을 해도...
웃는 친구들
(e)도권 : 야 임마, 이게 뭐야?
혜령, 관장실 문을 나선다.

92. 도장안
도권 입구 쪽에서 옷을 털고 서 있다. 정도 밀대를 잡고 있다.
정도 : 앞을 잘 봐야지.
도권 : 뭐야, 누가 널더러 밀대 가지고 장난하랬어. 청소 할거면 얌전히 청소나 할것이지.
혜령 : (다가오며)안 봐도 비디오다.
도권 : (다정하게)언제 왔어?
혜령 : 좀 전에. 친구들이 와보고 싶대서 (엄한 얼굴로)사과해!
정도 : 뭘?
혜령 : 잘못했으면 사과하는거야. 어서 해
관장실문으로 삐굼히 보는 혜령 친구들.
도권 : (혜령 이끌며)됐어. 친구들은..
혜령 : 아니야, 오빠라고 그냥 놔두면 안돼. 사과 안 할거야!
정도 : (눈치보듯)사과할게.
혜령 : 미안하다고 해야지
도권 : 됐어.
친구들 관장실에서 나온다.
친구들 : 안녕하세요.
도권 : 안녕하세요. 이곳은 미인들껜 어울리지 않는 곳인데, 어떻게...
혜령 정도를 쏘아보고 정도 고개를 떨군다.

93. 도장 탈의실
혜령과 친구들 도복으로 갈아 입고 있다. 혜령은 검은띠이다.
미란 : 그냥 매면 되는거야?
혜령 : 이게 무슨 신발끈인 줄 아니. 이리 줘봐 (매주며)이렇게해서 이렇게...됐다.
애린 : 나 어때?
애린 나비 매듭으로 도복띠를 매고 있다.
혜령 : 얼씨구. 꽃 찾는 나비가 아니라 나비찾는 꽃이네.
선희 : 이거 입으니까. 어째 좀...으시시해 진다.
혜령 : 구경만 할건데. 뭘..

94. 도장안
무단자들 앞에 도권이 설명하고 있고, 혜령과 친구들 맨 뒤에 앉아 있다. 인체도가 도권 옆에 놓여 있다.
도권 : 표시 된 곳은 인체 중 급소에 해당하는 곳으로 손과 발로써 태권동작을 적절히 구사하여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선희 : (손 들며)선생님. 아니...사범님!
웃는 무단자들.
선희 : 시범을 보고 싶어요.
도권 : 좋습니다.
기합과 함께 태권도 기본 동작을 하는 무단자들(액션)
혜령과 친구들 같이 하고 있다.
선희 : (숨차듯)헉헉... 시범을 보자고 했지 누가 한다고 했나?
혜령 : 호신술 배우는 셈치고 해봐.
발차기 할 때 혜령 친구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도권 : 시합에 있어선 심한 충격을 피하기 위해 보호 장구를 착용한다.
양쪽으로 갈려 앉아 있는 무단자들. 정도 보호 장구를 입고 있다. 도권, 정도를 대상으로 설명한다.
도권 : 손을 사용해선 몸통부위. 발을 사용해선 머리와 몸통부위가 주 공격 부위이다 (낭심을 잡으며)
      이곳은 별점에 해당하니 주의 하도록...
정도 : (멎적어 하며)......
웃는 관원들과 혜령 친구들.
도권 :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혜령 친구들을 향해) 연습한대로 한번씩 해보시죠.
혜령 : 해봐, 어서
애린 : 어떻게...난, 못해
혜령 : 괜찮아 치한이다 생각하고 해봐.
미란 : (나서며)내가 할게.
미란, 정도 가슴을 주먹으로 치지만, 제 손만 아픈듯 손을 잡는다.
선희 : 내가 해 볼게.
선희 발차기하려다 엉덩방아만 찧는다. 웃는 관원들.
혜령 : 그것도 제대로 못하니. 나 하는거 잘 봐.
정도 혜령의 검은띠에 시선이 간다. 혜령의 공격에 피하는 정도.
혜령 : ......?
정도 : ......
혜령이 날리는 정권을 막다가 손목을 잡는 정도.
손을 빼려 힘주다가 정도가 갑자기 손을 놓으면 혜령 뒤로 넘어 진다.
혜령, 분한듯 일어나 공격 자세를 취한다.
도권 : 그만,
혜령 : 더 할거야.
도권 : 그만 됐어. 들어가. (관원들을 향해)겨루기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혜령 투덜대듯 친구들 옆에 앉는다. 도권 정도 옆으로 간다.
도권 : 명심하도록. 상대의 눈보다 자신의 발이 더 빨라야 된다는 것을. (공격하며)야!
도권, 정도의 가슴을 수도로 공격하고 옆차기로 정도를 넘어뜨린다. 저만치 나자빠지는 정도.
도권 : 이렇게 알겠나?
관원들 : 예.
혜령 미소를 짓고, 쓰러진 정도 아픈듯 얼굴이 일그러져 있다.

95. 한식집 방안(저녁)
도권,정도,혜령과 친구들 고기에 술을 마신다. 정도 풀죽어 있다.
애린 : (눈치주듯) 혜령아!
혜령 : 응,
애린, 정도를 고개짓하며 눈짓한다.
혜령 : 꿰다 놓은 푸대모양 그러지 말고 어서 먹어. 고기 좋아 하잖아
선희 : (고기 싸주며)살다보면 궂은 날도 화창한 날도 있는거 아니겠어요. 자요.
받아 먹는 정도.
미란 : 그래요 (맥주 주며) 인생이란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회색 빛이라잖아요.
       이거 마시고 기분 풀어요.
선희 : 도권씨 한마디 하세요.
도권 : (고기 먹다)예?
혜령 : 야! 관원들에게 시범차 그런건데 그럴 수도 있지. 남자가 쫀쫀하게시리...
도권 : 정도야! 잊어버리고 먹자...응.
정도 : (고기 씹으며)먹고 있잖아 (맥주를 마신다)
애린 : 그리도 속이 타긴 타죠?
정도 : 나... 속에 불 안 났어요.(잔을 비운다)
미란 : 정도씨. 주도 좀 배워야 겠어요.
정도 : 주도?
애린 : 술마실때의 예절이라고 뭐 그런거 있어요. 얘, 뭘 그런 걸 따지고 그러니.
미란 : (빈 술잔 흔들며)그래도 잔은 채워야잖니.
애린, 정도에게 술따르는 시늉을 해 보인다.
정도 : 아! 주도
정도 무릎을 꿇고 미란에게 술을 따른다.
미란 : (민망한듯)어머...이...이럴 것까진 없은데. 고마워요.
정도 : (씩 웃는다)...
웃는 모두들.

96. 나이트 클럽안
현란한 조명이 실내를 비치고 사람들 춤 추는 속에 도권, 혜령,미란, 선희 춤을 춘다.
정도, 애린과 테이블에 앉아 있다. 정도 취한듯 보인다.
애린 : 우리도 나가요.
정도 : 예?
애린 : (큰소리로)나가자구요.
정도 : 벌써 집에가. 재 들은?
애린 : (춤 동작하며)아니, 춤 추자구요.
정도 : (손을 내저으며)에...
애린 : (이끌며)가요. 그냥 몸이 움직이는 대로 하면 되요.
정도와 애린 춤추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 간다. 정도 흐느적거리듯 어설픈 춤을 춘다.
정도 눈으로 현란한 조명이 어지럽게 비친다. (dis)

97. 한일집 수련장 (밤)(회상)
(dis)양초들이 나무토막 위로 켜져 있다.
정도 중앙에 있고, 한쪽에 한일이 서 있다.
한일 : 정신을 집중해.
한일 양초켜진 나무 토막들을 움직이면 정도 피해 나간다. 한일 그런 정도에게 다른 나무토막을 던지면
정도 몇개 맞는다. 양초 불 사이로 마지막에 날아 오는 나무토막. (dis)

98. 나이트 클럽안
(dis)현란한 조명
정도 : (히죽 웃으며)헤헤...야!
정도 몸을 휘두른다. 깜짝 놀라 물러나는 사람들. 정도 무술 동작하듯 스테이지를 휘돈다.(액션)
도권,혜령 쳐다본다. 박수치며 환호하는 사람들.

99. 태령집 앞(밤)
가로등이 비치고 있고, 택시 한대가 다가와 멈춘다.
도권, 취한 정도를 부축하며 내린다.
도권 : 야, 다 왔어 내려.
정도 : (잔뜩 취해 있다)술...술 없어?
혜령 : 아휴, 내가 앓으니 죽지. 도권씨 놔두고 그만 가.
도권 : 들어가는 거 보구.야, 정신좀 차려 봐.
혜령 : 괜찮아, 다 왔는데 뭘. 늦었는데 어서 가.
도권 : 그...그래. 정도야. 나 간다.
정도 : 나가긴 어딜 나가.음...
도권 : 전화할께.
혜령 : 응.
도권 택시를 타고 간다. 혜령 정도을 잡아 일으킨다.
혜령 : 일어나.
정도 부축받으며 일어나다 혜령의 가슴을 엉겁결에 잡는다.
혜령 : (떠밀며)악!
정도 넘어진다.
혜령 : 이게 술 좀 먹었다고 막 더듬어. 야!
정도 구토 하려는지 입을 틀어 막는다. 저만치 가서 구토하는 정도
혜령 : 그래 할 건 다하는구나. 아주.
정도 괴로워하며 구토한다. 혜령 벨을 누른다.
혜령 : 주는대로 다 받아 마시는게 주돈 줄 알아. 미련하게시리
(e)수진 : 왜 이렇게 늦었어?
혜령 : 엄마, 태극이 좀 나오라고 하세요. 여기 곰 한마리 있으니까
(e)수진 : 뭐?
혜령 : 빨리요.

100. 태령집 마당(밤)
혜령 앞장서고, 태극이 정도를 부축하며 들어 간다. 해피 짖어 댄다.
태극 : 형, 아휴 냄새. 왜 이렇게 취했어
혜령 : 그 덕에 주도가 뭔지 속 뒤집어 지도록 느꼈을 거다.
태극 : 누나가 좀 말리지.
혜령 : 내가 뭐. 그 사람 마누라냐. 한 두살 먹은 애도 아니고...(해피에게)조용 안해!
해피 꼬리내리며 개집 안으로 들어 간다.
혜령 : 바람 좀 쐬이다 정신차리면 데리고 들어 와.
태극 : 어휴 무거워. 형.
혜령 집안으로 들어간다. 해피 옆으로 쓰러지는 정도, 태극

101. 밤 하늘(밤)(ins)
어두운 밤 하늘에 별들이 반짝인다.

102. 태령집 마당(밤)
정도, 태극 하늘을 보고 누워 있다.
정도 : 태극아. 여기서도 별이 참 많네. 내가 살던 곳에도 많았는데...
태극 : (보며)별은 어디서나 많아 보여. 지구는 둥그니까.
정도 : ... 지구가 둥글어서가 아니라. 하늘의 별이 많아서 그래...
태극 : ......
정도 뺨으로 흐르는 한 줄기 눈물. 해피 다가와 정도를 핥는다.
태극 : 해피가 형을 알아 보네.
(pan)

103. 밤하늘(밤)
(pan)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인다.(FO)

104. 백골파 체육관
(FI)나기차 샌드백을 친다. 형브러더 다가와 샌드백을 밀치고 간다.
나기차 : ...?
다시 샌드백을 치려 하면 동생브러더가 밀치고 간다. 부하1 앞에서 팔근육 자랑하는 형브러더.
동생브러더 : 형! 왜 아직 아무 소식이 없지?
형브러더 : 낸들 알겠냐. 언 놈 좋은 일 시키는 거 아닌지...
동생브러더 : 제비만 잘 뽑았어도 우리가 나갈 수 있었는데.
형브러더 부하1에게 시비를 건다.
형브러더 : 야 저리가. 나 좀 앉아야 겠다.
부하1 들은체 만체 한다.
형브러더 : 귓 구멍에 말뚝 박았나. 야 내말 안 들려.
형브러더 부하1의 멱살을 잡으려 하면 부하1 단검을 뽑아 든다.
동생브러더 : 저 자식이!
(e)김비서 : 손에 무좀이라도 났나!
멈추는 형브러더와 부하1. 김비서 다가 온다.
동생브러더 : 너 임마. 저승 문턱까지 갔다 온 줄 알아.
나기차 : 어떻게 됐오?
김비서 : (헛기침으로)음...
동생브러더 : 내 그럴 줄 알았다. 들어 붙은 뱃가죽에 무슨 힘을 쓰겠어.
나기차 : 그 친군 어디 있소?
김비서 : 떠났다.
형브러더 : 자식. 자존심은 있었나 보군.
김비서 : 그보다 다음 시합이 앞 당겨 졌다. 그만큼 기회가 서둘러 왔으니 놓치지 말기 바란다.
김비서 문쪽으로 나간다.
나기차 : (생각하듯)...!
김비서 : (돌아서며)아! 한가지. 상금이 세배로 올랐다.
형브러더 : 세 배! (나기차에게)야, 다음 시합은 우리란 거 알지.
나가차 무시하며 탈의실로 간다.
동생브러더 : 어다가. 쳇. 형 그럼... 상금이 총 얼마야?
형브러더 손을 꼽아 본다.
형브러더 : 계산기 있냐?
동생브러더 : 그 정도로 많은거야?
형브러더 : 천만단위면 공이 몇개냐?
동생브러더 : 음...일곱개!
형브러더 : 그럼 계산기는 몇 자리까지 나오냐?
동생브러더 : 여덟자리? 아홉자리?
형브러더 : 계산기 용량보다 한 두칸 적은 숫자를 셈하는 거야. 지금.
부하1 : (미소띠며)......
동생브러더 : 역시 형은.
나기차, 옷을 갈아 입고 가방을 들고 나온다.
형브러더 : 응? 야, 나기차 어디가냐?
나기차 : 난 떠난다. 너희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게 좋을 걸.
동생브러더 : 패배의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아나 보지.
나기차 : 그 친구 떠났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이상하지 않아. 석달새 상금이 세배로 오른다는 게
형브러더 : 그거야...
부하1 : ...!
나기차 : 설마 했었는데. 액수를 올릴 때 알았지. 그 동안 정이 안들어 다행이야. 잘 들 있으라구.
나기차 나가려 하면, 부하1 등 뒤에서 단검으로 찌른다.
형브러더 : (놀라며)왜?
부하1 : 배신자의 뒷모습은 날 무척 흥분시키거든.

105. 유람선 갑판 위
한강위를 유유히 떠 가는 유람선.
백골두목과 김비서 앉아 있고 그 뒤로 부하들 서 있다.
백골두목 : (기침하며)콜록, 콜록...
백골두목 주머니에서 약을 꺼낸다.
김비서 : 안으로 들어 가시죠.
백골두목 : 난 여기가 좋아. 내가 사십평생을 키워 왔던 게 저기구나 하고 보고 있으면 말이야.
강변으로 보이는 빌딩들의 모습
백골두목 : 헌데, 나도 이젠 늙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어.
김비서 : (보는)...
백골두목 : 정한일 그 친구...죽이는 게 아니었어. 그래도 그 영감 덕에 이 만큼 성장 할 수 있었으니까
김비서 : 그건 사장님의 의지와 힘으로 이뤄 진것이지. 그 사람 덕이 아닙니다.
백골두목 : 고맙군. 하지만, 죽기 전에 했던 말엔 이해가 가는구만
김비서 : 어떤?
백골두목 : 시합 말이야. 미친 짓이라고 한 건 심했지만, 이젠 별로 재미가 없어.
김비서 : 그렇다고 이제와서 먼저 그만두자고 하면, 저 쪽에서 우릴 얕보지 않을까요.
백골두목 : 당연하지...그래서 말인데, 이번 대결을 마지막으로 하는 대신 꼭, 이기야 하지 않겠나.
김비서 : ......
유람선의 모습이 저만치 간다. 프로펠러에서 이는 하얀 거품. (dis)

106. 도장안
(dis)흰색의 도복띠.
무단자들 태권도 형을 하고 있다. 그 틈에 정도 파란띠를 매고 있다. 도권이 앞에서 보고 있고,
부사범이 무단자들의 자세를 교정하며 돌아 다닌다. 기합과 함께 마지막 동작을 한다.
도권 : 바로, 10분간 휴식!
태령 관장실 문을 나온다.
태령 : 정도야!
정도 : 예!
태령 : 잠깐 들어 오너라.
정도 : 예!
정도 관장실로 들어가고, 도권 쳐다 본다.

107. 관장실
태령 쇼파에 앉아 있다. 정도 들어 선다.
태령 : 이리 앉거라.
정도 : 네.
태령 : 아줌마하고 상의를 했는데, 너도 나이가 나이고...남자는 때가 되면 가정을 꾸며야 하지 않겠냐?
정도 : ...?
태령 : 그래서 얘긴데, 선 한번 보지 않겠냐?
정도 : 선요?
태령 : 그래, 따로 여자를 만날 기회가 없을 거 같아서 아줌마가 부탁을 했단다.
정도 : (부끄러운듯)전...아직
태령 : 녀석. 오늘 저녁에 시간을 잡았으니 부담 갖지 말고 나갔다 오너라.
       일곱시니까 늦지 않게 가거라. 알겠지.
정도 : (머리 극적이며)네...

108. 도장안
양쪽으로 나뉘어 앉은 무단자들 가운데 도권이 서 있다.
도권 : 품세만 익혀서는 태권도는 춤과 다를게 없다. 겨루기를 통해서 완성에 이르게 된다. 정도!
정도 : (나가며)예!
도권 : 마동석!
(e)마동석 : 예!
한쪽에서 빨간띠를 맨 우람한 체격의 마동석 나온다.
관원1 : (속삭이듯)동석이 형은 합기도 유단자 인데...
관원2 : 그러게. 더구나 한급위인데.
도권 : 대련 준비!
정도 : 보호대 안 합니까?
도권 : 왜? 다칠까 겁나나?
마동석 : (비웃듯)흥!
도권 : 대련 시작!
대련하는 정도와 마동석 (액션)
동석이 정도의 도복을 잡고 업어치기로 넘기면 저만치 나가 떨어지는 정도.
정도 : ...?
도권 : (외면하듯)상대방의 어떤 기술이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적은 내가 바라는대로 움직이질 않아.
다시 대련하는 정도와 마동석. 동석 다시 업어치기하면 정도 공중돌며 동석을 업어치기 한다.
박수치는 무단자들.
도권 : (놀라는)...!
정도, 동석을 부축해 일으킨다.

109. 태령집 마당
해피 뒷걸음질 친다. 혜령 해피를 달래듯 다가 간다.
혜령 : 그럴거 없어. 내가 미워서 그랬겠냐? 이리와.
해피 살며시 다가간다. 혜령 쓰다듬으면, 해피 혜령을 마구 핥는다. 혜령 기겁한다.
혜령 : 야! 이게 쫌만 귀여워 해 주면 정신을 못 차려. 그러니까.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하지.
개집으로 들어가는 해피

110. 거실
혜령 들어선다.
혜령 : 엄마, 나 왔어!
주방쪽에서 수진 목소리 들린다.
(e)수진 : 여기 있다. 옷 갈아 입고 콩나물 좀 다듬어 줄래?
혜령 : (실룩이며)알았어요.
(e)전화벨이 울린다.
혜령 : (받으며)여보세요. 엉. 자기야! 어디? 알았어. 금방 갈께 (수화기 놓으며)엄마, 어떻하지
        약속이 생겼는데...
(e)수진 : 무슨 약속? 금방 들어와 놓구선.
혜령 : 날 원하는 팬들을 실망시킬 순 없잖아. 죄송해요. 엄마
(e)수진 :  할 수 없지 뭐. 늦지 말고 들어 와.
혜령 : (이층으로 가며)네...에. 히히.
양복입고 내려오는 정도와 계단에서 마주치는 혜령.
혜령 : 어? 어디가 양복까지 입고.
정도 : 응. 약속이 있어서.
혜령 : 무슨 약속!
정도 : 으...응. 선보러!
혜령 : 선? 누구랑?
정도 : 모르지 아휴, 근데 넥타이가 너무 조인다. 왜 꼭 이걸 입고 나가라고 하시지.
혜령 : 잘해봐!
계단에서 서로 옥식각신 하다 혜령이 정도를 밀치며 올라 간다.
혜령 : 비켜!...(돌아보며)근데, 여자하고 얘기해 본 적 있어?
정도 : (돌아보며)왜?
혜령 : 뭐 그냥...
정도 : 걱정마. 여자를 사로 잡는 36가지 방법이란 책을 읽었거든.
혜령 : 응...(가려다 기가 막힌듯)뭐??

111. 까페안
도권 앉아 있다.
(e)혜령 : 뭐 드시겠어요?
도권 : 기다리는 (보며) 왔어!
혜령 : (앉으며)좀 늦었지.
도권 : (시계보며)20분 밖에 안됐는데 뭘.
혜령 : 저녁 안 먹었지?
도권 : 아직 여섯시 밖에 안 됐는데...뭐 좀 마시자.
혜령 : 난 체리쥬스!
도권 : 이봐요.
종업원 다가 온다.

112. 다른 까페
다가가는 종업원. 시계를 보며 앉아 있는 묘령의 아가씨.
아가씨 : (보고)미안해요.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라서.
웨이터 : 예 (돌아서 가며). 꽝됐군.

113. 만화방
벽시계가 6시를 가리키고 있다. 한쪽에서 (e)웃음 소리 들린다. 정도가 양복을 입은채 만화를 보고 있다.
정도 : 히히,헤헤,하하...
정도 시계를 돌아보면 여전히 6시다.
정도: 아직이네...? 가만!
정도 둘러보면 옆자리에 꼬마가 만화를 보고 있다.
정도 : 야, 지금 몇시 됐냐?
꼬마, 손목을 내민다. 보면 장난감 시계가 12시에 멈춰 있다.
정도 : 그래, 고맙다. (주인에게 다가가며) 지금 몇시 됐습니까?
만화방주인 : (벽시계보며)여섯시잖수. 가만? (손목시계보며)일곱시 반이네. (벽시계로 가며)약이 다 됐나?
정도 황급히 만화방을 나간다.

114. 거실(밤)
태령 웃으며 들어오고, 수진 맞이 한다.
태령 : 하하하, 그 아가씨 바람 맞았다구.
수진 : 말도 마세요. 변명하느라 혼났어요.
태령 : 시계하나 사 줘야 겠는 걸.
수진 : 그러세요. 내일 당장.
태령 : 바람 맞은 건 그 아가씬데, 당신이 더 골이 났네.
수진 : 네? (어이없듯)나원. 참.

115. 태령집 마당(밤)
어둠이 깔려있는 마당위로 불빛이 비친다. 해피가 쳐다 보고 있다. 정도 운동을 한다.(액션)
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해피가 두어번 짖는다. 운동을 멈추는 정도.

116. 태령집 앞(밤)
혜령 도권의 팔짱을 끼고 걸어 온다.
혜령 : 너무 걱정하지마. 아빠께도 생각이 있으시겠지.
도권 : 그 생각이 내게 너무 긴 기다림을 주질 않길 바랄 뿐이야.
혜령 : 설마, 하나뿐인 공주를 노처녀로 만드시겠어. 도권씨가 좀 더 안정이 되면 그 다음에 생각하기로 해.
도권 : (삐진듯) 가난한 태권도 사범에겐 시집오기 싫으시다?
혜령 : 난 믿어. 도권씨 능력...
도권 : 정말?
혜령 : 응
대문 앞에 이른 두 사람.
도권 : 갈께...들어가.
혜령 : 그냥가?
혜령, 벽을 등지고 눈을 감는다.
도권 : ......
도권 키스하려 다가 간다.
(e)정도 : 너희들 연애하냐?
도권, 혜령 화들짝 놀란다. 문틈으로 보고 있는 정도를 발견한다.
도권 : 저...저 녀석이.
정도 : 다 봤다. 뽀뽀 하는거.
혜령 : 못 말려 정말. 도권씨 그만 가.
도권 : 으...응. 그래. 잘자.
혜령 : 잘가 (정도보며)문 열어!
정도 : (문열며)너희들 서로 좋아하냐?
혜령 : 남이사, 별꼴이야.
정도 : (따라하듯)별꼴이야.

117. 도권집 앞(밤)
허름한 중산층 집들이 옆으로 즐비하다. 손에 과일 봉투를 들고 걸어 오는 도권.

118. 도권방(밤)
도권, 들어서며 불을 켠다. 김비서와 부하두명 발견하고 놀란다.
도권 : 다...당신들 누구야?
김비서 : 사범님댁이 이래서야 어디 체면이 서시겠나?
도권 : 무슨 일이요.
김비서 : 그렇지. 어떤 일에든 목적이 있기 마련이지. 자네가 태권도를 하는 것도 목적이 있듯이 말이야.
도권 : ...?
김비서 : 사업 얘기 좀 할까?
도권 : ......
(FO)
--------------------------------------------------------------------------------------------------------------

119. 도장 전경(INS)
(FI)새로 단장 된 건물 외벽과 영문과 함께 새겨진 도장 간판.

120. 도장안
정도 검은때를 밀대질 하고 있다. 여러가지 최신 운동기구들이 보인다.

121. 관장실
태령, 고민에 쌓여 있는듯 보인다. (e)노크 소리
태령 : 들어 오너라.
정도 들어와서 꾸벅 인사한다.
태령 : 그래, 정도야. 부사범이 일이 있어서 오후에 나온다니까.
       오전엔 니가 수고 좀 해 줘야 겠다. 괜찮겠지?
정도 : 예! 알겠습니다.
태령 : 그래, 나가 보거라.
정도 인사하고 나간다. 태령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건다.
(e)114 : 지금 거신 번호는 걸번이거나...
태령 수화기를 내려 놓고 생각에 잠긴다.

122. 시합장
도권과 사내 링 위에서 대결을 하고 있다.(액션)
환호하는 사람들. 백골파와 흑사파가 양쪽에 자리하고 있다.
도권이 이기고, 사람들 희비가 엇갈린다. 흐뭇한 표정의 백골두목.
백골두목과 흑사파두목 서로 만나 악수한다.겉으로 웃지만 서로 견제한다.
백골두목 : 하하하. 이거 양보한거 아니요.
흑사두목 : 허허허. 무슨 말씀.축하하오. 그동안 백사장의 주머닐 너무 많이 비워 미안 했는데...
백골두목 : 그나저나 이거 섭섭해서 어쩐다.
흑사두목 : 뭐가 말이요?
백골두목 : 이번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흑사두목 : 허허 무슨 말씀. 이런 재미라도 없다면, 우리가 언제 만나겠소.
           벌써 후계자에게 자릴 넘겨 주실 생각이요?
백골두목 : 음...
흑사두목 : 이제부터 재미있어 질 것 같은데요.
백골두목 : 좋소. 계속 합시다.
흑사두목 : 다음 경기는 판돈을 올립시다. 큰 거 한장으로...
백골두목 : 일억?
흑사두목 : 왜? 부담되시요?
백골두목 : 좋소
흑사두목과 무리들 떠난다.
김비서 : 사장님?
백골두목 : 자네 말대로 이대로 물러 설 순 없겠어.

123. 대기실
도권, 몸을 닦고 옷을 갈아 입고 있다. 백골두목과 김비서 들어 온다.
백골두목 : 하하하. 잘 했어.아주 잘했어. 그런 실력을 왜 여태 감추고 살았나.응?
도권 : 그 사람은 어떻게 됐습니까?
백골두목 : 아아. 신경쓸 거 없어 중요한 건 우리가 이겼단 거니까.
도권 : 우리?
백골두목 : 그렇지 우리, 자네와 나, 기쁘지 않나?
도권 : 처음입니다. 이런 시합은...
백골두목 : 곧 익숙해 질거야.
부하가 돈가방을 내민다.
백골두목 : 정당한 댓가는 노력하는데 힘을 솟게 하지. (가며) 축하파티가 있을 테니 늦지 말게.
도권 돈가방에 손을 얹는다.

124. 도장안
정도 무단자를 앞에서 지도 한다.
정도 : (근엄하게)태권도는 예쁜 여자 친구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을 수 있는 티켓이 아니다. 부단한 자기 훈련을
       통해  자아 능력을 극대화하는 수양으로써 튼튼한 몸과 강인한 정신력을 배양시키는 것이다.
       알겠습니까?
흐뜨러진 매무새로 옹기종기 줄 서 있는 꼬마 무단자들.
정도 : 쩝...(상냥하게)그럼 지금부터 준비 운동...
정도 카세트를 틀면 (e)어린이 체조 동요가 나오고, 정도와 꼬마 무단자들 노래에 맞춰 체조를 한다.

125. 태령집 거실
(e)전화벨 소리. 혜령, 주방에서 고무장갑 낀 손으로 나온다.
혜령 : (수화기 들며)여보세요? (반가히)왜 그 동안 연락이 안돼? 무슨 일 있었어? 어디야?(지금 나올수 있어?)지금?
      (왜 바뻐?)어엉, 엄마한테 김치 담그는 법 배우는 중이야. (그럼, 나중에 만날까?)아,아니야 나갈 수 있어.
       엄마한테 휴강신청해야지 뭐. 어디야?

126. 도장안
부사범이 소년 유단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태극이도 보인다.
정도는 평상복을 입고 운동기구들을 닦고 있다. 소년 유단자들 마지막 동작을 한다.
부사범 : 그만, 오늘은 이상.
태극 : 차렷, 경례.
흩어지는 소년들. 태극 정도에게 다가와 서로 하이파이브한다.
태극 : 형. 옷 갈아 입고 금방 나올께.
정도 : 그래.
부사범 : (다가오며)형도 참. 청소하는게 그렇게 좋아요. 애들 시켜도 된걸 가지고...
정도 : 부사범도 해봐. 깨끗이 하고 나면 기분이 얼마나 좋은데.
부사범 : (손 저으며)아이고, 사양하겠습니다. 벌써부터 공처가 연습하긴 싫습니다...(관장실 향해)근데,
         무슨 말씀들 중이지.
정도 : (보며)글쎄.
(e)태령 : (고함치듯)뭐야? 그걸 말이라고 하나?

127. 관장실
태령과 도권 쇼파에 앉아 있다. 도권 말쑥한 정장차림이다. 테이블 위에 돈봉투 같은것이 놓여 있다.
태령 : 몇달동안 소식 한절 없다가, 이깟 종이쪽지 내밀면서 뭐? 결혼을 하겠다구?
도권 : 그건 그간 키워 주신 감사의 표시고, 혜령이와는.
태령 : 갖고 돌아가게. 자넬 가르친 댓가가 고작 이런거나 받자고 생각했다면, 애초부터 시작도 하지 않았어.
도권 : 제가 그 동안 배운게 있습니다. 찾아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습니다.
태령 : 도대체 어디서 뭘하고 있었던게야.
도권 : (일어서며)때가 되면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도권 인사하고 나간다.
태령 : 이, 이봐 나사범. 이봐!

128. 도장안
정도, 태극 장난처럼 태권 동작 연습하다가 관장실에서 나오는 도권을 본다.
정도 : ......
도권 : ......
도권 도장을 나간다.

129. 관장실
태령 수화기를 들고 있다.
태령 : (화난듯)왜 이제야 받는거야? 혜령인?...(나갔어요?)언제?

130. 까페
혜령 혼자 앉아 있다.
(e)도권 : 주문하시겠습니까?
혜령 : 이따가요.(보고) 도권씨?
도권 : (밝은 얼굴로 선채)오래 기다렸지?
혜령 : 뭐, 별루 근데,
도권 : 나가자.
혜령 : (영문모르는듯)엉?

131. 까페 앞
혜령 나온다.
혜령 : (놀라며)어?
멋진차 옆에 도권이 문을 열고 있다.
도권 : 빨리와.
혜령 : 차 샀어?
도권 : 응, 타!
혜령 : 엉?

132. 강이 보이는 도로
도권 운전하고 옆에 혜령 있다. 도권 말 없이 운전만 하고, 그런 도권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혜령.
강이 유유히 흐른다.

133. 강 옆 주차장
도권차 들어와 멈춰서고 도권이 내려 차 앞범퍼에 걸터 앉아 담배를 문다.
혜령 조용히 내린다.
도권 : 내 꿈이 뭐 였는지 알아. 처음 관장님을 만났을 땐,(회상하듯)후, 노인네가 힘도 좋다고 생각했지
       엄청 맞았으니까... 태권도를 배우면서도 관장님은 늘 공포의 대상이자 넘어야 할 벽처럼 느꼈어.
       뒷골목 똘마니였던 내겐 그럴 만도 했지.
혜령 말없이 쳐다만 본다.
도권 : 난 불안 했었어. 도장에 있으면서도 나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거든,
       삼년 전 도내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하고 나서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지.(보며)전국 대회땐
       어땠는 줄 알아?
혜령 : ......
도권 : 부모 손에 이끌려 온 한 꼬마 녀석이 도복에 오줌을 쌓는데, 그걸 빨고 있었어.
       우승컵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할 내가 말이야. 후후후...
혜령 :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거야? 왜 그런...
도권 : 관장님은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어. 여기 오기 전에 관장님을 만났어.
혜령 : 아빠한테?
도권 : 혜령이와 결혼한다니까. 무척 놀라시더군.
혜령 : (당황스레)겨...결혼?
도권 : 이제 혜령일 떳떳하게 맞을 수 있어 (차를 두드리며)이게 그 증거잖아!
혜령 : 자...잠깐만, 대체...
도권 : 내 실력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더군. 비록, 밤의 사나이지만,
혜령 : (알아챈듯)그럼!
도권 : 그래.
혜령 가려 한다.
도권 : (팔을 잡으며)왜 그래?
혜령 : 아빠가 도권씨한테 왜 그랬는지 말해 줄까?
도권 :......?
혜령 : 지금 도권씰 보니까, 아빨 이해 할거 같아. 세상에 돈 싫어 하는 사람 없겠지만...
도권 : 그런데?
혜령 : 난 아빠 딸이야. 아빠가 싫어 하는 걸. 나라고 좋아 하겠어? (팔을 뿌리치며)놔!
도권 : 너 변했구나.
혜령 : 뭐?
도권 : 그 촌 놈하고 생활하더니 생각까지 촌스러 진거야 뭐야?
혜령 도권의 뺨을 때린다. 도권 맞받아 때린다. 혜령 넘어지다 차에 머릴 부딪히며 쓰러진다.
도권 : (혜령을 외면하며)대체 나 한테 왜 이래? 난, 내 실력으로 당당히...
혜령 넘어진채 꿈쩍하지 않는다.
도권 : (부축하며)혜령아!

134. 태령집 거실(저녁)
태령, 정도, 태극 들어 온다. 수진 초조하게 맞는다.
태령 : 아직 소식 없어?
수진 : 네. 친구들한테 연락해 봤는데...
태령 : 대체 어딜 간거야?
(e)전화벨 소리.
태령 : (황급히 받으며)여보세요...((e)아빠(흐느끼며))혜령아!

135. 백골파 도권방(저녁)
화려한 가구들. 태령 눈물 흘리며 수화기를 들고 있다.
혜령 : 아빠, 나 무서워. 도권씨가 이상해 졌어...(거기 어디야?)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구..엉엉엉...
전화기가 눌린다.
혜령 : (놀래며)헉!
도권 풀어진 매무새로 술병을 들채 서 있다.
도권 : 놀래키는데 재주가 있는 줄 몰랐는데.
혜령 : 집에 갈래.
도권 : (막으며)어딜가. 이제 여기가 우리 집인데.
혜령 : 도권씨. 왜이래. 내게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우리 다음에 다시 만나. 응.
도권 : 다음이란 시간은 별 의미가 없어.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이지.
혜령 : (악쓰듯)난 지금 집에 가고 싶단 말이야.
도권 : 왜? 그 촌놈이 보고 싶어서...후후후.
혜령 : ......
도권 술병을 들이키면, 혜령 도권을 걷어차고 간다. 도권 혜령을 거칠게 잡고 침대로 때려 눕힌다.
침대위로 떨어지며 정신을 잃는 혜령. 머리카락이 혜령의 얼굴을 덥는다.
(e)김비서 : 여자는 그렇게 다루는게 아닌데.
도권 돌아보면 김비서와 부하 들어선다.
김비서 : 서서히 익혀 먹어야지 한번에 먹으려면 맛이 없지.
도권 : 익혀 먹든 날로 먹든,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나가세요.
김비서 : 나도 그러고 싶지만, 사장님께서 찾으시니 말이야.
도권 혜령을 힐끗보고 김비서와 나간다.

136. 백골파 작업 창고
넓은 작업 창고, 소형 지게차가 박스를 옮기고 있고, 부하들 화물들을 포장하고 있다.
도자기에 마약을 넣고 석고를 붇고 스치로폴등으로 채우며 포장한다. 브러더 형제가 감시하듯 보인다.
지게차를 운전하던 부하 날아온 발길질에 떨어진다. 정도가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본다.
솟아 나온 손잡이들이 난감하다.
정도 : 어?
부하들 몰려오고, 정도 아무 손잡이나 조정하면 좌충우돌하며 지게차가 움직인다.
지게차와 부하들이 우왕좌왕 한다. 박스더미에 부딪혀 멈추면 정도 내려 온다.
정도 : 미안 미안 아직 면허증을 못 땃거든.
몰려드는 부하들.
정도 : 사람을 찾으러 왔을 뿐이야.
김비서 : 사람을 찾으려면 동사무소로 가야지. 너 같은 도둑 고양이를 한 두번 상대해 본 줄 알아. 잡아!
정도와 부하들 대결한다 (액션)
부하들 상대가 안되고 쓰러진다.
(e)형브러더 : 비켜.
브러더 형제 나선다.
형브러더 : 그렇잖아도 몸이 근질 근질 했는데. 잘 됐군
동생브러더 : 어디 밥 값 좀 해 볼까?
정도와 브러더 형제 대결한다.(액션)
브러더 형제도 쓰러진다. 부하들 다시 몰려든다.
(e)태령 : 멈춰
부하들 소리나는 쪽을 보면, 태령이 김비서의 목을 잡고 있다.
태령 : 다른 뜻은 없다. 단지 내 딸만 찾으면 돼!
김비서 : 그건 우리와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태령 : 거짓말 마. 여기 있다는거 다 알고 왔어.
(e)백골두목 : 잘못 알고 있군.
태령 돌아보면, 백골두목과 도권, 부하 몇이 다가 온다.
태령 : (놀라며)아니!
김비서 빠져 나온다.
백골두목 : (정도보며)솜씨가 제법인데, 이름이 뭔가?
정도 : (씩 웃으며)정도.
태령 : 나사범! 혜령이 어딨어?
도권 : 우린 결혼을 약속했습니다. 괜한 고생 마시고 돌아가시죠.
태령 : 뻔뻔스럽긴. 고작 저들의 노리개나 되려고 떠났나?
도권 :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제게도 인생을 선택할 권리는 있지 않습니까.
백골두목 : 내가 제안을 하나 할까. 이 친굴 이긴다면 자네 딸을 데려가고, 그렇지 못하면 부서진 물건값은
           자네 둘 다리로 대신하지.
도권 : (보는)......
백골두목 고개를 끄덕인다. 도권 정도 앞으로 나선다. 부하들 물러 난다.
도권 : 실력 좀 볼까?
정도 도권이 몇번의 발차기와 주먹이 오간다.
정도 도권의 목을 손날로 치고, 옆차기로 차면, 도권 박스더미로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치며 쓰러진다.
태령 : 약속을 지키시오.
백골두목 : 물론, 그런데 말이야. 우리 선수를 저렇게 만들었으니. 저 친구가 대신 나가 줘야 겠어.
태령 : 그럴순 없오. 정도는 그런 시합을 하지 않을거요.
백골두목 : (품에서 총을 꺼내며) 그럼, 어쩔 수 없지.
태령,정도 긴장한다.

137. 시합장
정도 링 위에 서 있다. 백골파와 흑사파 무리들 양 쪽에 있고, 사람들 말쑥한 복장으로 서로 내기를 한다.
백골파 한쪽에 태령과 혜령 부하들 틈에 앉아 있다.
대기실쪽에서 걸어오는 한 사내의 검은 그림자. 불빛에 모습을 드러내는 도권.
백골두목 : (놀란듯)......!
흑사두목 : 허허허...
링 위로 오르는 도권.
정도 : ......
도권 : 그땐 운이 좋았다만, 오늘은 쉽지 않을 걸.
정도 :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리가 왜 이래야만 되지.
도권 : 순진한 척 하지마 임마. (태령과 혜령을 보며)당신들 부녀는 왜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거야. 왜?
태령 : 나사범 무도인에게 제일 중요한게 뭔 줄 아나? 하늘과 땅을 굽어 부끄럽지 않을 명예야. 그 명예를
       잃는 순간, 지금의 자네처럼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게 되네. 난 그걸 막으려 한 걸세.
도권 : 명예를 지키는 길이 그 길뿐이었습니까?
태령 : ......
정도 : ......
도권 : 정도, 각오는 됐겠지.
정도와 도권 대결을 한다 (액션)
대련 중 정도가 도권의 머리를 돌려차기로 차려는 순간,
혜령 : (자기도 모르게)악!
혜령의 소리에 멈칫하는 정도, 그 틈에 정도의 복부를 발로 차는 도권.
일어서는 정도를 무차별하게 공격하는 도권, 정도 방어 위주로 맞으며 막기만 한다.
정도 쓰러진다. 도권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혜령 링 가까이 달려 온다.
혜령 : (울먹일듯)그만해.
도권 : 어림 없어.
도권의 일격에 나가 떨어지는 정도.
혜령 : 그만해 제발. (정도에게)오빠는 왜 맞고만 있어. 바보같이..
도권 : 저 놈 응원하는 거야?
혜령 : 내가 눈이 삐었지. 당신같은 사람을 한 순간이나마 좋아 했다니.
       오빠도 싸워. 맞지만 말구.
도권 : (주먹을 날리며)그렇겐 안 될걸.
날아오는 도권의 주먹을 막은 정도.
정도 : 그만 하라잖아.
정도 무차별적으로 도권을 공격한다.(액션) 쓰러지는 도권.
흑사파 무리 분해하며 나가고, 환호하던 사람들도 희비가 엇갈리는 표정으로 하나 둘 자리를 뜬다.
태령, 혜령에게로 가서 정도와 나가려한다.
백골두목 부하두어명이 도권을 부축하고 있다.
백골두목 : 잘했어. 옛날 생각이 나는군. 안 그런가 신관장!
태령 : (못들은체) 어서 가자.
(e)도권 : 이거 놔.
도권 부축하는 부하들을 뿌리치고, 링밖으로 나온다.
부하1 표창을 던지다. 도권 표창을 맞고 쓰러진다.
혜령 : (얼굴 돌리며)악!
정도 도권에게 다가가 부축한다. 도권 뭔가 말하려다 힘없이 쓰러진다. 가슴 꽂힌 표창 주위로 피가 흐른다.
정도 : ......!

138. 몽타주
s22 한일집 - 침상 밑에서 끌려나오는 한일
s26 무덤 -누워 있는 한일의 시신, 가방 속의 표창

139 시합장
정도 : (일어서며)내 아버지를 죽인 것도 당신이었나?
백골두목 : 아버지? 그럼, 넌?
태령 : 정도야!
정도 : (울분이 차기 시작하며)아저씬 알고 계셨죠? 왜 말씀 안해 주셨어요. 왜?
태령 : 그...그건.
혜령 : (어찌할바 모를듯 보는)......
정도 : 먼저 가세요. 전 청소 좀 하고 가겠습니다.
백골 부하들 정도를 에워싼다. 정도 부하들을 일격에 쓰러뜨려 간다 (액션)
부하1 표창을 던지면 정도 표창을 되받아 던진다. 부하1 맞고 쓰러진다.
백골두목 총을 꺼내 겨눈다. 정도 총을 응시하며 좌우로 피하며 백골두목 앞에 어느새 다가선다.
정도 총을 빼앗고, 쌓인 울분을 토하듯 무차별 가격한다.
쓰러지는 백골두목 정신을 잃는다.
정도 : (멱살을 움퀴잡고)왜 죽였어.왜? 왜?
태령 다가가 정도를 잡는다.
태령 : 정도야 그만 됐다. 가자.
시합장을 나가는 태령,헤령,정도.
쓰러진 백골파 무리들의 신음과 모습들이 을씨년스럽다. (FO)

140. 태령집 앞
(FI)정도 가방을 매고 떠나는 차림이다. 배웅하는 태령,수진,태극.
태령 :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좋을 대로 하거라.
태극 : (울먹이며)형, 정말 갈거야. 같이 살아. 응
정도, 태극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수진 : (눈물짓는다)......
정도 : 저,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수진 : 응, 무슨?
정도 : 전, 아직 어머니를 한번도 뵙지 못했고, 불러 보지도 못했습니다.
수진 고개를 끄덕인다.
정도 : (안으며)엄마!

141. 혜령방
혜령 침대 옆에 궁상스럽게 앉아 있다.

142. 태령집 앞
정도 손을 흔들며 간다. 수진,태극 손을 흔든다.
태극 : 형, 잘가!
(FO)

143.  산길
(FI)(pan)정도의 집으로 이르는 길

144 한일(정도)집 앞
정도 장작을 패며 땔감 준비를 하고 있다.
문득, 느끼며 고개를 돌리면 혜령이가 큰 옷가방을 끌며 다른 가방을 지고
다가 오고 있다.

정도 : (의아한듯 쳐다본다) ……
혜령 : (투덜대며) 아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 내가 얼마나 힘들게 올라온 줄 알아!!
       (정도의 시선을 외면하면서 혼자 씩씩댄다) 길이나 제대로 나 있으면 말을 안해,
       도대체 여기 올라오는 사람은 있기나 한거야?
       (집 안으로 들어가며) 아니 그렇게 멍청하게 쳐다만 보고 있을거야!
정도 :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
혜령 : (큰 가방 가리키며)그거 들고 들어와!
정도 : (엉컵결에)으..응!

정도, 혜령 가방 끌며 집 안으로 들어간다.

145. 산 전경

정도 집이 멀어지며 산의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 간다.

(e)혜령 : 이게 뭐야 침대두 없구, 텔레비전도 없구,냉장고는??
(e)정도 : 없는데…
(e)혜령 : 그럼, 음식은 어떻게 보관하구 먹을 건데?
(e)정도 : 보관안 하는데, 그냥 먹을 만큼만 해서 먹는데!
(e)혜령 : 다른건 몰라도 난 푹신한 침대아니면 못 자? 알았지!
(e)정도 : 여기서 살려구?
(e)혜령 : 그럼?! 저 험한 길을 도로 내려 가라구? ...일루와봐!
(e)정도 : 왜?...왜 이래? (키스 당하는 듯) 으...읍
(F.O)

------------------------------------------------------------------------------

시놉시스( Synopsis )

1. 제 목
       등용문 ( 登龍門 ; rising dragon )

2. 주 제
1) 장르  : 현재 배경의 인간미어린 태권도 액션물
2) 주제  : 가난과 부에 대한 갈등을 다루며,
  순수한 인간으로 회귀를 이야기한다.
3) 전개  : ㉠ 시골 산에서 살고 있는 한일과 정도의 생활상
  ㉡ 한일과 악연을 갖고 있는 백골두목과의 만남으로 한일의 죽음
  ㉢ 도시에 사는 태령 가족과 만나는 정도
  ㉣ 백골 무리들의 암흑가 동향과 지하 결투 도박장
  ㉤ 백골 무리의 유혹에 넘어간 도권과 혜령과의 갈등
  ㉥ 백골 무리와 결투를 치르고 떠나는 정도
4) 대상  : 15세 이상 쿵푸식 액션을 좋아하는 층

3. 기 획
마구잡이로 싸우는 액션이 아닌 태권도의 형을 빌어 액션 미학을 표현하고,
더불어 물질적 욕망이 팽배한 현실에 순수한 인간미를 느끼게 하고 싶음.

4. 주요인물
정도 ( 20 중후) 시골에서 젖동냥으로 자란 순박한 태권 청년
정한일 ( 40 후반) 정도의 아버지, 외골수적이며 집념이 강하다.
신태령 ( 40 후반) 정한일과 태권도를 같이 했던 친구사이.
  부유한 집안에서 평탄한 삶을 살며, 태권도장을 운영한다.
도수진 ( 40 초반) 젊은 시절 정한일을 사랑했지만, 신태령과 결혼한다.
신혜령 ( 20 초반) 현대여성의 전형적 스타일, 감정표현이 솔직하다.
  풍요롭게 자랐지만, 옮고 그름이 분명하다.
김도권 ( 20 중후) 가난에 대해 비관적이고, 욕망으로 이성을 잃는다.
백골두목( 50 후반) 암흑가에서 도박경기를 통해 세력들을 견제한다.

5. 줄거리
시골에서 젖동냥으로 자란 정도는 아버지와 산에서 단 둘이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다. 어느날 백골단 일행이 찾아와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고, 아버지의 유언이
담긴 편지를 보고 도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태령을 찾아간다.
순탄치 않은 도시 생활이지만, 차츰 차츰 도시 생활에 적응해 가는 정도. 그러던 중,
혜령의 애인이자 도장 사범이던 도권이 백골단의 유혹에 넘어가 도박경기에
빠지면서 혜령까지 강제로 납치하게 된다.
혜령을 구하려다 백골단과 마주치게 되어 정도까지 도박경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도권과의 결투 중에 아버지를 죽인 것이 백골단임을 알게 되고, 그들과 일대
혈전을 벌여 복수를 하게 되지만, 정도는 더 이상 머물 수 없을 심정으로 신태령
가족을 떠난다. 이에 혜령은 정도의 순박한 마음을 뒤늦게 깨닫고 그와 함께 하기로 한다.

댓글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