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2016

하드디스크 복구


(분해 후 파손 시킨 2.5인치 하드디스크)

조카가 사용 중 고장이나 방치됐던 외장하드(EHDD)를 고쳐보려 서울 용산 전자상가까지 갔으나 수리하는 곳은 없고, 자료 복구만 한다는, 조금은 이해가 안 되는 현실을 만나야 했다. 파손될 위험과 부품비용을 고려하면, 구입비용에 비해 수리비용이 더 커진다는 상술의 아이러니를 느끼며, 2016년 11월 현재 320GB 하드디스크 자료를 복구하는데 20만원의 비용은, 그 자료의 제3자적 위치에서 보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용 중인 컴퓨터 저장 공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저렴하고, 용량이 만족될 하드디스크를 찾아 헤맸다. 1TB를 은연중에 희망하였으나 750GB가 손에 들어왔다. 비용은 36,000원. 외장케이스 5,000원 짜리 별도 구매.
새로 저장장치가 생기면서 고장 난 320GB 하드디스크를 분해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원인을 스스로 발견하고 싶었고, 혹시나 고쳐질까 하는 행운을 빌면서...
하지만, 결과는 위 사진처럼 폐기처분으로 끝났다.
집에서 복구하려고 시도했던 과정을 설명하면서 굳이 저렇게 해야 했을까하는 의문이 생기지 말았으면 한다.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렇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고, 내게 있어서 십년감수할 사건이 될지 더더욱 몰랐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는 320GB 내장 하드디스크에 고장 난 320GB를 USB로 연결했다.
외장하드의 LED가 켜지고 컴퓨터 장치관리자에서는 확실히 인식을 하였다. 하지만 파일 탐색기로 들어가면 외장하드 문자가 생기지 않았다. 디스크 관리 화면에서는 [디스크 1 오프라인 상태 초기화 안 됨.] 으로 나타나며 포맷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복구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료를 회복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TestDisk라는 파티션 복구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용량이 같은 내장과 외장의 하드디스크를 구분하지 못하고, 13여년 모은 자료가 들어있는 내장하드의 파티션을 날려 버렸다.


(TestDisk가 실행되는 참고 사진 – 내용은 아님.)

컴퓨터가 꺼져 버리고, 전원 버튼을 눌러 부팅 시키자 invalid ~ Press any key to continue.
순간적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컴퓨터를 바꾸고 하드디스크를 옮기면서 같이 옮겨졌던 13여년의 자료들.
한 개의 하드디스크를 C, D로 나누어 윈도우 95, 윈도우 98, 윈도우 2000, XP, 윈도우 7, 윈도우8, 윈도우 10 등 운영체제만 바꿔가며 쓰고 있었는데 그 경계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윈도우 10 설치 파일이 저장된 USB 메모리를 연결하여 운영체제를 설치하면서, 머리는 점점 어지럼과 혼미함을 느꼈다. 컴퓨터와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의 추억들이 일순간에 사라진 것을 도저히 믿고 싶지 않았다. 새 데이터가 기존의 데이터를 덮어 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차 싶었다. USB를 급히 빼서 설치를 중단하고, 여분으로 보관 중이던 윈도우 10이 설치된 160GB를 메인으로, 하드디스크 두개를 연결하였다. 복구할 하드디스크를 열어 보았더니 깨진 언어로 된 폴더만 보이고 이전 자료의 형태를 찾을 수가 없었다.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부지런히 웹서핑을 하며 해결방법을 모색하였다. File Scavenger 4.3(quetek.com)라는 복구 프로그램을 어찌어찌 설치하여 밤이 깊어가는 것도 잊은 채 복구 프로그램의 동작만을 지켜보았다.


(현재 사용 중인 하드디스크 사용시간 20599시간)

하드디스크를 C, D로 나눠 사용한 덕에 D의 자료는 대부분 되살렸고, 윈도우 10을 설치하다 중단한 C영역은 데이터가 없는 상태로 복구가 되었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비추는 것을 느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외장하드 베드섹터)

내장하드와 외장하드를 구분하여 자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또 한 번 자료를 잃을 뻔했다. 외장하드에 베드섹터가 생겨 로우포맷을 하려다가 그 곳에만 있는 영상들을 옮기지 않았던 것이다. 일반포맷이 아니기에 행여나 했으나, 이름만 바뀌고 자료는 무사했다.


(File Scavenger로 분석 후 저장 사진)

인터넷상에 널린 자료들이 대부분이지만, 나름대로 편집을 했고, 마음에 드는 영상들만 간추려 놓은 것이기에, 소장하고 있다는 충만감을 잃고 싶지 않은 이유로, 잠을 잊고 복구에 매달렸는지 모른다.
 - 재정리를 통하여 추억에 잠기는 긴 시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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