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2016

낙오자들을 위한 데드풀

Deadpool, 2016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침대에서 상상 가능한 장면이 엿보이도록 선정적이고, 사람 머리가 잘리는 등 직설적인 폭력 장면이 담겨 있다.
일그러진 피부를 감추는 복장으로 사회의 냉대와 열등감을 피하려는 데드풀은 기존의 영웅물에 등장하는 히어로의 가면에서 느껴지는 진지함, 우월감과 사뭇 대조적이다.
예고편에서 보였던, 랩을 흥얼거리며 다소 촐랑대는 모습에서 가름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들었다.
만화에서는 어떤 히어로의 모습인지 모르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데드풀은 예전의 평범한 얼굴로 돌아가려는 복수의 화신이었다.
영화가 대리만족이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데드풀의 선정적이고 외설적인 모습들은, 현실에서 은밀히 즐기고 싶은 이들을 자극하는데, 저속하면서도 솔직하다.
죽음에 이르는 암세포대신 불사의 몸이 되었지만, 쭈글쭈글해진 피부는 사랑하는 여인 앞에 당당하게 나서지 못하도록 망설이게 만들었다. 현실의 외모지상주의에 따른 반향처럼.
하지만 결국엔 사랑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희망(?)을 안겨 주었다.

또한 현실적으로 영화가 히트하며 수익을 낳으니까, 자본주의적 색채가 드러나는 글들을 보면서 지극히 희화(喜話)하는 게 아닌가 하는 반감이 든다. - 과정이 어찌되든 결과적으로 돈을 벌었으면 됐다라는 듯한 -
일반인과 동일한 감정과 행동을 한다면 그는 영웅이 될 수 없음에도 동질감을 느낀다는 표현들이 그러하다.

데드풀의 탄생에는 절대 강자에 대한 반항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멸하지 않는 암적 존재같은 인간의 감춰진 본능 덩어리를 영웅으로 희석시켜 균형을 맞춘 것처럼 말이다.



3.16.2016

운동과 다이어트

운동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배제하고 생각해 본다.

비만과 병(病)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위하여 행하는 식이요법(Diet)과 운동을  하는데 있어, 매체에서 떠드는 말들은 왜 그렇게 장황하고,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은지 의문이 들었었다. 그리고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초점이 맞춰 있기 보다는 평균적이고 통계적 대상에  더 중점을 두고 이야기들을 하는 것 같았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의식주가 변하고 그로인해 생활의 형태가 변화한다는 점을 감안해서 건강한 삶을 위한 방법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난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 그건 인간의 신체는 동물의 본능적 양태에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의 삶은 지능의 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단순하다. 배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배부르면 이리저리 어슬렁거리다가 졸리면 잔다. 인간의 지성은 변화무쌍하지만, 신체는 이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문명 생활이란 틀에 적응하려다보니 먹는 것, 활동하는 것, 자는 것 등을 규칙적으로 통제하는 것뿐이다.
우선, 먹는 것부터 이야기해보자.
건강을 위해 자연식을 해야 한다. 육식보다는 채식위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칼로리를 염두하며 식사를 해야 한다. 등등 내게는 참 배부르고, 잘사는 사람들만 건강에 대해 말들을 하는구나할 정도의 이야기들로 들린다. 그런 말들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부질없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위생적으로 불량하지 않다면,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먹고 싶은 데로 배불리 먹어라. 단, 과식(過食)만은 하지 말라. 식후 디저트로 과일 등을 먹을 계획이면 식사는 조금 덜먹어야 맞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론 밥을 배불리 먹고 소화시킨다면서 과일을 찾지는 않는가?
또한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때가 되면 식사를 해야 하는 강박관념에 지배되고 있지는 않는가?
요점은 이것이다. 활동하는데 지장이 있을 정도의 굶주림이나 포식이 아닌 한, 배부름은 살아있는 행복인 것이다. 그것을 위해 먹는 종류가 무엇이든, 얼마만큼 먹든, 그건 개개인의 량에 달려있다. 식사량이 개개인의 활동량과 신체적 특성에 따라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비만은 십중팔구 과식에서 비롯되지만, 특이하게 인류학상 신체적으로 그런 인자가 있는 것도 아닌가 싶다. 동물을 예로 들면 초식동물치고 뚱뚱하지 않는 동물이 없는데 사슴 등은 예외이듯이 말이다.

다음으로 운동이란 것은 달리 말하면 활동의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비등한 신체일지라도 생활방식에 따라 다른 활동량을 보인다면 식사량은 물론이요, 운동도 거기에 대응시켜야 한다. 또한 나이에 따른 신체의 변화는 무시 못 할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운동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들과 동일시하면 안되는 게 운동의 올바른 방향이다. 개개인이 동경하는 육체미를 염두하며 생활과 별도로 운동을 한다면 수긍이 되기도 하지만, 그 또한 정도의 문제가 남는다.
운동의 종류와 방법을 굳이 말하는 것은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것을 어느 특정 목적에 부합되도록 틀에 맞추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운동은 신체를 움직이는 것이 주 목적이고, 어떤 동작에 맞추는 것은 부가적이라는 것이다.
매일 식사를 하듯이 운동도 - 신체를 움직이는 것 - 매일 해야 한다. 그것도 식사량에 비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땀이 나도록 움직인다면 몸은 더욱 단련된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 세태를 꼬집어본다면, 여자들의 다이어트는 늘씬한 몸매를 위한 식사의 조절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고, 남자들은 20 ~ 30대의 보디빌더같은 신체를 만드는 것이 운동의 효과인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몸짱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운동을 하다보면 몸짱이 되는 것이지, 몸짱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본말전도가 되는 듯 싶다. 한창 먹을 나이에 덜먹고, 다양한 움직임으로 운동해야할 때 지엽적인 동작으로 신체 활동에 제한을 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